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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Jul 25. 2020

103일 동거인 바다

2020년 7월 24일 금요일

바다야. 임신을 안 그 순간부터, 모두 쏟아내었던

내 몸 구석구석들이 제자리를 찾으려는 게 느껴진다.


난 여전히 네가 편안하게 잠드는 법을 잘 모르겠고. 매일이 어려워. 그럼에도 너는 이제 태어날 때보다 2배의 몸무게더라.

안 아프고 여기까지 같이 살아준 게 고마우면서도. 힘든 마음도 크다.


나도 엄마라는 위치를 적응하기 위해 매우 노력 중이야. 너는 태어나는 순간 내 아들이지만, 나도 태어날 때는 우리 엄마 딸이었어서... 엄마라는 게 영 안 익숙해 ㅎㅎ 


근데 웃긴 건, 너를 보면 가끔 울컥하는 마음에 올라와. 아직도 이 마음의 정체는 잘 모르겠어. 다만, 너의 행복과 자립을 응원하는 동거인이 되면 좋겠어. 어리숙한 초보 엄마랑 살면서, 별일 없이 건강해줘서 다시 한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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