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게 쉽지 않지만

by 예원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엄마만큼 희생할 자신이 없다는 의미가 컸습니다. 내 삶의 즐거움이 오로지 나에 의해 통제되길 바랐습니다. 낳아보니 보이는 것이 모두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것이 가장 무섭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내가 밟고 사용하는 땅과 공기는 이제 나만 살아갈 세상이 아니고요. 넘치는 삶이라서가 아니라, 아이와 많은 것을 나눠야만 합니다. 나누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잘'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나는 여전히 엄마의 삶 안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를 돌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고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맞지 않는 성향 때문에, 여전히 종종 싸우기도 하고 서로의 부족한 면을 발견하기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자식과 부모의 관계는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만족감이 더해져야 하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산후도우미 분이 마지막 날 저한테 해준 말이 있습니다. '아이를 가만히 지켜보다 보면 육아의 길이 보일 거예요.' 좋은 엄마의 롤모델을 두고 따라가는 것보다, 내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이해하는 것이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엄마인 게 쉽지 않지만, 엄마라서 변해야만 합니다. 아이 앞에서 언어나 생각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고요. 내 몸 하나만 돌보면 됐던 이기심도 버려야 합니다. 도피형 인간도 될 수 없습니다. 사회 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아이가 세상에 나아갈 때 안전망 역할도 해주어야 하고요.


무작정 달리면 내가 얼마나 잘 달리는지 몰라서, 러닝머신에 시간과 강도를 설정해서 나를 억지로 달리게 할 때가 있어요. 의외로 이후에는 몸과 마음이 후련하죠. "아 이 정도로 내가 할 수 있었구나." 요즈음 아이를 돌보면 그렇게 내가 조금이나마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둘째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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