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만들기

by 예원

친척들이 모여 살거나, 형제가 여러 명이던 세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도 본 적이 없고, 도대체 나는 무얼 해야 하나. 머리가 백지장이었습니다.


남편이 출근할 때 닫히는 문이 가끔 숨이 막히기도 합니다. 괜히 맘 카페를 뒤적거리며 불안감을 해소해보기도 했습니다. 심봉사가 젖동냥 다니는 심정이 이것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나의 이런 불안감과 무지함이 아이에게도 안 좋을 것은 명백했습니다.


1년 2개월 동안 떠나있을 직장, 직장 동료가 아닌 내 일상의 연고가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산후도우미분에게 인턴이 된 것처럼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50일즈음 되었을 때, 안고 동네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네 카페, 슈퍼, 이웃들과 인사하며 아이에게 많은 사람들을 보여주고 인사시켰습니다. 밤에 귀가해 잠만 자고 말던 집과 동네였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아... 이래서 엄마들이 지역기반 커뮤니티를 가지는구나.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맘 카페에서 활동할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동네에 아름아름 얼굴을 알던 이웃들과 더 적극적으로 일상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마치 이 동네에 막 전학온 아이처럼 친구를 만들기 위해 주변을 서성이는 모습 같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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