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녀본 엄마가 말하는 회사 다니는 아빠

by 예원

둘 다 육아를 해본 적은 없지만, 둘 다 회사를 다녀본 적은 있습니다. 그래서 주양육자인 저는 남편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지만 남편은 주양육자인 제 상황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거기서부터 조금씩 육아이몽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육아는 아이가 잠에 든다 해도, 아침까지 통잠을 자주지 않으면 24시간 운영하는 회사와 같습니다. 주양육자는 바깥사람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이 긴장의 끈을 조금 풀고자 하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아. 나 조금 쉴 수 있겠구나.' 하지만 바깥사람도 퇴근하면 쉬고 싶겠죠.


그렇게 서로 지친 육체 탓에, 우리의 틈은 벌어집니다. 이것은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누구의 도움 없이 둘이서 아이를 키워내야만 하는 환경에 있겠죠. 이웃과의 교류도 없고, 가족들이 모여사는 환경도 아닙니다. 연고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바깥사람도 주양육자도 숨 막히는 일이겠죠. 서로의 고통이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나도 바깥사람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체력은 늘 바닥입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시간과 약간의 자유시간을 조금씩 내어줍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어린이집에 다니기까진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다니는 사람도 집에서 육아를 하는 사람도 모두 쉴 곳을 잃어버리니까요. 이렇게 이 집이라는 공간과 시간을 셋이 나눠 쓰는 것에 익숙해져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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