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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Feb 16. 2022

우리는 어떤 정신질환이 있을까

새벽에 일찍 둘째의 울음소리에 온 가족이 깨어났다. 첫째는 짜증 끝에 결국 다시 잠들었고, 남편과 아이를 사이에 두고 갑자기 각자의 정신적인 취약점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춘기 시절부터 내 일부를 부정하는 마음이 있었다.

아 그냥 반절을 도려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실제로 허벅지 살을 막 꼬집으면서 뜯어내는 행위도 했다. 멍이 들기도 했고. 


15살에는 급기야 스트레스성 원형탈모가 왔고,

나를 가꾸려고 노력했지만 겉모습으로 해결되지가 않았다.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지만, 이런 정신질환 같은 영역이 나에게도 있었다.

남편과 밀착해서 살다 보니 이제 서로 그런 면은 자연스레 오픈되기 시작한다.


"우리가 어쩌다 부부가 됐을까?"

를 생각하면, 저런 아픔을 문제 삼기보다 

안쓰러운 사람이어서

부부가 됐나 싶기도 하다.


우리는

각자에게 어떤 정신질환이 있는 걸까 그런 질문으로

아침 6시에 수다를 떠는 4년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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