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밤에 졸리기도 한다

서른 번째

by 예원

15살 즈음부터 수면장애가 있었다. 하루 5시간 이상 수면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그마저도 두세 번씩 깨곤 했다.


23부터 27살 사이가 불면의 절정이었다. 아침 8시 30분이면 회사 1층에서 에스프레소 1샷을 삼키고, 오전 11시, 오후 4시 각각 또다시 에스프레소를 삼켰다. 그런 식으로 정신을 깨워왔다.





그런데 모든 걸 그만둔 지난봄부터 잠을 잘 자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름이 되어선 매일 6시간 그러더니 이젠 8시간씩도 매일 잠을 잔다.


원할 때 잘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일상이 진한 행복을 준다. 사는 게 다 그런 거라지만, 다 그런 모양으로 사니 행복하다.


동시에 그런 모양으로 살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가고 있다. 천천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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