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아트는 작지만 작지 않은 행복
좋아하는 손톱 관리
나는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손톱을 꾸미느라 2~3주에 한 번씩 5만 원가량을 꾸준히 소비하는 것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휴가 같은 특별한 날이 다가오면 기분전환을 위해 몇 번 가본 것이 다였다.
그러다가 일에 집중하면 무의식적으로 손톱을 물어뜯는 몹쓸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몇 년 만에 네일숍을 찾았다.
나는 태생적으로 모든 게 짧아서 손가락도 손톱도 짧다. 그래서 진하고 눈에 띄는 색상은 어색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처음에는 손톱 정리하고 가장 손톱과 비슷한 컬러를 선택해 칠했다.
그렇게 소심하게 시작했던 네일아트는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
네일을 받은 손톱은 잘 정돈돼 깔끔하고 보기 좋은 상태를 유지했고, 무엇보다 물어뜯을 수가 없었다.
무의식 중 네일 받은 손톱에 입을 갖다 대고는 '아차' 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
효과에 만족한 나머지 두 번째는 컬러감이 느껴지는 살구색 네일을, 세 번째는 과감한 자줏빛 컬러를 선택했다.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 어색하다 느꼈을 뿐 이상하진 않았다.
네일을 막 끝내고 난 뒤의 손톱은 오동통하고 윤기가 난다.
숍을 나오면 한참을 나도 모르게 손을 동그랗게 모으고 바라보게 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손 끝을 보고 있노라면 하루에 고단함이란 기억에 삭제된다. 네일아트야 말로 작지만 작지 않은 행복이다.
집에서 손톱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건 덤이다. 주기적으로 네일숍을 방문해 1시간을 가만히 멍 때리며 앉아 있다 보면 완성되니까. 나처럼 스스로를 꾸미는 거에는 관심도, 소질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성비 꽤 괜찮은 투자다.
요즘 나는 스스로를 바꾸고 꾸미는 것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됐다.
낯선 컬러에 도전해보고, 다음에는 뭘 해볼까 고민해본 결과 외모에 변화를 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도전이며, 인생의 재미란 걸 느지막이 알게 됐다.
서른 중반을 앞둔 여자의 기분 좋은 늦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