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 기르지 않아도 보란 듯 저절로 생겨나 괜한 미움만 사고 짧은 생 훅 살다 뜯겨 나가는 이름도 어쩐지 잡된 잡초. 쾌적한 환경을 위해 희생되어야 할 미물 되시겠다.
여기 지극히 인간적 시선의 ‘쓸데없는’의 접두어인 ‘잡’이 들어가는데 역시 지극히 개인적 판단의 ‘잡’ 생각들로 단순 쾌적한 생활이 방해받는 것 같아 불연 듯 불쾌했다.
잡스러운 것의 공통점은 용케도 자생력이 강하다는 것.
참 많은 걱정과 계산과 염려와 눈치와 기억과 오해로 점철된 생활.
자양분이 되었을까. 저절로 꼬리를 물고, 물어 싹을 틔운 생각은 봉오리를 맺고 서서히 꽃을 피우고 또 봉오리를 맺어 다시 꽃이 되며... 꼬리를 물고, 물고. 공들인 만큼 더 뿌리치기 힘들다 했다. 맘같이 쳐내지지 않는 머릿속의 잡풀.
어느새 무거워진 머릿속과 피곤함에 둔해진 몸, 행동력.
자생력 강한 그것들을 가득 이고 있어도 아직 가끔 괴로울 뿐이면 괜찮다.
힐링과 단순한 삶이 유행이 된 요즘, 우리는 태연한 얼굴로 어쨌든 버틸 테니 말이다.
그리고 함정은, 잡초의 꽃에도 우리는 때로 감동을 느낀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