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쓰당

시교수

by 좋으니



시교수


나는 선생님이 아닌데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선생님은 선생님들을 가르치고 어떤 시인들을 데리고 와서는 한참을 소개해주는데 첫눈에 반할 때도 있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좋아질 때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암만해도 좋아지지 않을 때도 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낙엽이 젖어있길래 젖은 낙엽이네 라고 길가에 세워진 서울시자전거처럼 생각하다가 이것도 시가 될까 싶어 낙엽이 젖었는데 굳이 왜 쓸어야 하나 언젠가 또 마르겠지 그러니까 그냥 마를 때까지 내버려 두면 다시 낙엽이 될 텐데 비에 젖었다고 나도 너도 쓸어 버리면 넌들 난들 좋겠냐고 오는 비를 막을 수 없는 것 아닌가 쓰는 너는 뭐 그리 깨끗하냐고 말도 안 되지만 말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저기 주선자님 이 시 어때요 이것도 시가 될 수 있나요 하하 웃는 걸 보니 아 이건 시가 아니구나 하고 그러면 선생님 주선자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아 그러니까 시를 말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학우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시인 김상혁 교수님을 생각하며 쓴 시. 나의 시교수 상혁 교수님 덕분에 시를 너무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 교수님이 계신 시방에 "교수님 생각하면서 이상한 시 하나 썼어요."라며 공유했더니 "오오, 과제로 제출하세요. 재밌네요." 라고 해서 과제로 제출. 피드백이 무척 궁금하다. 제출하라고 해놓고 설마 "이건 시가 아니에요!!"라고 혼쭐 내시는 건 아니겠지.




#나는나는시인 #pun #ㅂ지마시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