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공부하고, 과제하고, 시험 보고, 글도 쓰고 애도 씁니다.
12월, 이상하게 바쁜 달이다.
보낼 준비와 맞을 준비를 같이 해서 그런가.
12월이면 내가 만드는 월간지도 새로 개편을 한다.
새로운 글이 어느 페이지에 자리 잡기도 하고
오래 머물던 자리와 안녕하며 비켜주는 글도 있다.
내가 할 일은 그 글에
예쁜 옷을 입혀주는 일이다.
아이들 학교 보내는 아침이 이렇게 분주하려나.
조용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준비한 적이 없다.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옷을 입혀 보내고 나면
아차, 내 정신 좀 봐 하며
못내 신경 써주지 못한 옷매무새가 생각난다.
옆집 애가 입고 나온 옷을 보면
우리 집 애 옷이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더 예쁘게 못 입혀준 것이 속상하기만 하다.
마음을 안 쓴 건 아닌데
마음을 더 쓰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쉽다.
한 달에 한 번씩 인생을 만난다.
때론 감탄을, 때론 깨달음을,
때론 멈춰서 돌아보게 만드는 글들은
틀린 글자 어디 없나 하며 매섭게 읽다가도
왈칵 눈물 쏟게 했다.
한 글자 한 글자
고민과 마음을 담아 보냈을 텐데
그 고독한 애씀에
힘을 실어주지 못한 것만 같아
늘 민망한 마음이다.
이번 12월도 그렇게 보낼 것만 같다.
이 글은 제가 디자인하는 잡지에 매달 원고를 보내주시는 필자분들을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
필자분들의 귀한 글을 더 예쁘게 만들어주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엄마의 마음에 비유해서 써보았습니다.
옷 = 디자인 / 옆집 애 = 타사 잡지 / 우리집 애 = 내가 디자인하는 잡지
육아이야기가 아님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