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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으니 Feb 02. 2022

쓰레기, 쓰는 이야기

쉽고도 어렵고 무엇보다 귀찮은 일, 폐기용 쓰레기와 재생용 쓰레기를 분리하는 일.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아직 헷갈릴 때가 많고 일반 쓰레기인지 재활용이 되는지 구분하는 일은 여전히 숙제다.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어떤 이는 버려야 한다고, 어떤 이는 씻어서 재활용하면 된다고 한다. 세제 묻혀 뽀득뽀득 씻어도 양념과 기름 묻은 플라스틱 용기가 깨끗해지지 않을 때면 이 용기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게 된다. 이 일을 그때그때 하지 않고 미루다 보면 공간은 점점 어지럽혀지고 마음은 점점 어지러워진다.






쉽고도 어렵고 무엇보다 귀찮은 일, 초고를 다듬는 일이다. 마음 가는 대로 끄적거린 문장을 버려야 할지 다시 써야 할지 구분하는 일은 여전히 숙제다.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어떤 이는 버려야 한다고, 어떤 이는 써야 한다고 말한다. 지워내고 걷어내어 겨우 쓸 만해져도 여전히 단정해지지 않는 문장들을 볼 때면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게 된다. 이 일을 그때그때 하지 않고 미루다 보면 글은 점점 생명력을 잃어가고 마음도 점점 시들시들해진다.


글을 쓰는 일은 쓰레기를 만들고 분리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을 닮은 듯하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고 했던 헤밍웨이의 말이 떠올라서인지 퇴고는 꼭 재활용하는 과정 같달까. 그 과정에서 어떤 단어는 버려지고, 어떤 단어는 다른 것으로 바뀌면서 비로소 글이 되어 다시 태어나니까. 이렇게 다시 태어난 글은 호흡이 달렸는지 생명력 있게도 살아 움직인다.

“내 글은 쓰레기야!”에서 끝나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만든 오래전 그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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