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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으니 Jan 13. 2022

글에도 온도가 있다.

에세이를 쓰다가 욕심부린 적이 있었다. 내내 마음에 걸렸던 단어가 있었지만 아까워서 빼지 못했다. 내 사정을 토로하기에 그만한 단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단어 때문에 낯 뜨거운 글이 되고 말았다. 글의 온도를 식히지 못하면 글도, 나도, 읽는 이도 타버린다. 뜨거운 것은 머무르게 하는 힘이 없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그날이었다. 내 글의 온도를 ‘따뜻°C’에 맞추자고 다짐했던 순간이. 슬프고 힘들었던 날의 기억이라도 읽는 이에겐 온기를 남기자고 생각했다. 금세 잊히더라도 머무르는 동안 쉼이 되자고 홀로 약속했다. 내 욕심은 걷어내고 읽는 이의 자리를 비워두기로 했다.


글에도 온도가 있다. 마음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글의 온도는 단연 ‘따뜻°C’ 아닐까. 그 따뜻함을 머금은 글을 보았다.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오래 음미하고 싶은 그런 글, 잔잔한 일상을 파고들어 어느 날엔가 생각나는 그런 글, 따뜻함이 마음까지 닿아 계속 머물고 싶은 그런 글을.


봄 햇살 비쳐오는 글 밭에 머물다 낯 뜨거운 그 날의 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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