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 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슬프고 힘들고 아프고 화나고 따뜻하고 냉랭하고
다가오고 멀어지고 다정하고 무심하고….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디선가 들었던 외국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 년이 가고 새 년이 옵니다.
2023년 마지막 날입니다.
빨리 어른이 되어 마음대로 살고 싶던 철딱서니는
떠나간 날에 미련 가득한 슬픈 어른이 되었습니다.
영영 젊을 줄 알았습니다.
그땐 시간 아까운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그리 무섭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한 살 한 살 몸 마음 곳곳에 시간이 쌓이고
언젠가는 소중한 것을 비워야 할 때가 오리란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쌓인 시간 위에 새로운 시간이 쌓입니다.
더 깊어질까요. 더 무거워질까요.
더 힘겨워질까요. 더 채워질까요.
12월 31일입니다.
1231이네요. 하나 둘 셋 그리고 다시 하나.
하나 둘 셋 기운차게 시작한 일 실패했다면
다시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하나 둘 셋 작심삼일 내가 미우면
다시 처음부터 작심하면 된다고.
12월 31일이 그렇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그러니 너무 쫄 것 없다고.
1월 1일 새해가 다가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상쾌한 아침처럼 건강하게
2024년을 맞이합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새 날이라 생각하는 저는
날마다 1월 1일처럼 살기로 다짐합니다.
올 해는 처음으로 한 살 더 먹지 않고 시작하네요.
세상에 먹을 것도 많은데 잘 됐습니다.
시작부터 감사합니다.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이었습니다.
까먹어서 검색해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얼핏 기억납니다.
육십갑자, 띠에 관심이 없으니
1월이 지나면 항상 까먹습니다.
2024년은 갑진년이라고 합니다.
오은 시인이 그러더군요.
갑진년, 값진 새해 되라고요.
하루하루 값지게, 그 시간이 모여
값진 2024년 되시길
온 마음으로 축복합니다.
구년사로 시작했는데 신년사로 끝난 것 같은... 뭐 어때요. 12월 31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