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아빠의 글
딩동♪ 안녕하세요. 365바른약속치과입니다. 조성진 님의 예약은 3월 19일 10시입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오늘도 끝내 치료를 못 하고 무거운 마음 고개를 숙인 채 병원 문을 나왔습니다. 벌써 네 번째 한 달 보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이를 어찌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또다시 예약하기가 염치가 없어 저는 성진이를 데리고 그냥 나왔습니다.
성진이 친구와 같이 가보기도 하고 도움이 선생님하고 같이 가보기도 했는데… 또 치료를 못 하고 몇 시간 동안 기다려 주기도 하고 달래주기도 하고 안정시켜주기도 하며 두 손을 꼭 잡아주면서 세세한 것 하나하나 신경 써 주시던 병원 간호사분들이랑, 의사 선생님… 다들 그렇게 친절하시고 특별한 친구를 대하는 마음 씀씀이가 정말 더 따뜻하였는데…
이젠 어떡하지… 어떡하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내내 빨리 치료를 해야 할 텐데, 그냥 두면 시리고 아플 텐데 걱정하면서도 괜히 모두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그렇게 또 어수선하게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진이 아빠입니다. 성진이는 일주일에 두 번씩 경남도 복지관에서 밴드 연습을 합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아빠가 태워주고 태워 오곤 하는데 차에서 내리다 엎어져서 앞니가 조금 깨졌습니다.
아빠, 엄마는 성진이 앞니가 깨진 걸 본 순간 큰일 났다 걱정이 앞섰답니다. 치과 가는 걸 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입니다. 성진이는 아주 어린 아이에 멈춰버린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특별한 사람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과 세상을 대하는 마음은 청청 푸르고 맑은 예쁜 사람입니다.
여느 가정에는 정말 사소한 일인데도 시간이 느린 우리 가정엔 큰 걱정입니다. 예약 날이 오면 하루 전부터 비상입니다. 전신마취를 해야 하므로 4시간 전에는 음식 금지, 2시간 전에는 물도 먹지마라네요.
오전 10시 예약 날에는 우리 가족 모두 같이 아침을 먹지 않고 오늘은 치료해야지 꼭 해야지 하며 기도하며 집을 나서곤 하였는데, 이를 어찌… 또 못하고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다시 예약하기가 좀 선뜻 내키지 않고 또 치료가 어찌 될지도 걱정이 앞서 핸드폰을 들고 몇 번을 망설여 보다가 다시 주머니에 넣습니다.
내일은 전화해야지 하면서….
이 글은 아빠가 쓴 글입니다.
동생의 앞니가 깨졌다는 연락을 받고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다행히 신경을 건드리지 않아 통증은 없는 상태입니다. 곧바로 집 근처 치과를 검색했습니다. 치과 치료를 무서워하는 분들을 위해 수면 or 전신마취 후 치료를 진행하는 치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게다가 너무 따뜻하고 친절하기까지.
아빠 마음이 복잡하기도 하고, 의료진분들께 너무 고마운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셨나 봅니다. 저도 기운이 쭉 빠지는데 엄마, 아빠는 오죽하실까요. 정말 마음이 헝클어집니다. 제발 다음번엔 치료받고 오길.
친절한 365바른약속치과 의료진 모든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아빠가 쓴 문장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