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행동들에서 이 사람이 나에게 맞춰주고 신경 써 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 사람의 나에 대한 사랑이 깊어져서 실제로 더 맞춰주는 건지 아니면 내가 이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어서 이게 맞춰주고 있는 행동이라는 걸 깨닫게 된 건지 아님 헤어지고 다시 만나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기에 맞춰줄 수 있게 된 건지 모르겠다.
적다 보니, 아마도 셋 다 인듯하다.
나의 오만함을 깨닫게 된다. 내가 다 맞춰주고 배려해 주는 동안 이 사람은 날 위해 하나도 한 게 없다던 그 생각이 얼마나 내 위주의 생각이었는지. 이 사람은 이 사람 나름대로 나에게 맞춰주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맞춰갈 의향이 있었다. 나는 진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고, 이건 사랑이 아니라는 말이 얼마나 내 입장에서만 생각한 말이었는지. 이 사람은 나름의 방식으로 나를 사랑해주고 있었는데 당신이 하는 건 사랑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상처받았을지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연애는 사람을 성장시킨다. 우리는 갈수록 타인을 이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사람은 멀리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만 만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나와 달라서 상처받고 괴롭고 정말 이해가 안 될지라도 기꺼이 최선을 다해 이해하려 한다. 이 와중에 상대도 나와 같은 욕구를 지닌 인간이라는 걸, 그리고 동시에 너무나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다른 누군가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 되는 것은 한 인간에게 있어 큰 성장이다. 나는 이제 당신이란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 것 같고, 그 덕에 한 인간으로서도 조금 성장한 것 같다.
내가 그동안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당신은 사실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냥 좀 서툴고 예민하고 의외로 겁이 많은 사람일 뿐. 그동안 오해해서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