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과인간의 지조가 있는 고민상담소 4
고민: 결혼 생각이 없는데 나이는 먹어가요.
올해로 서른 살이 된 여자입니다. 서울로 대학을 오며 혼자 살게 된 지도 어느새 십 년, 이제는 혼자 사는 게 너무나 익숙해요. 나름 친구들은 많아서 크게 외로운 느낌도 없고요. 그래도 남자 친구와 꽁냥꽁냥 연애는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끔 하지만, 결혼은 아직 하고 싶지가 않네요.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거든요. 그렇다고 독신주의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어요. 아이들도 낳고 하려면 너무 늦기 전에 결혼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의 생활을 당장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언젠가는 결혼하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결혼 생각이 없는 서른 살 여자, 이대로 괜찮을까요?
A: 지금 살고 싶은 대로 사시되, 언제까지 그렇게 살지 마지노선을 정해 보세요.
이번 답변은 아주 현실적인 답변입니다. 어떻게 보면 좀 치사하고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정도의 답변이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결혼에도 때라는 게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지금 결혼 생각이 없으시다고 하셨으니 일단은 현재를 즐기세요. 하지만 결혼을 하기 위한 연애를 시작할 마지노선을 정해 두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상 어디엔가 나의 정해진 짝이 있다고 믿으시는 운명론자라면 아예 이런 고민은 하지도 않으셨겠죠? 오히려 매우 현실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혹시라도 나이를 너무 먹게 되면 누군가를 만나는 게 어려워질 거라는 고민을 하시는 거겠죠. 당연한 고민이에요. 스무 살과 서른 살이 같을 수 없으니까요. 서른 살이 넘으면 누구를 만날 때 결혼 생각을 안 할 수 없어요. 스무 살이 부러우신가요? 맞아요, 스무 살은 자유로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죠. 하지만 만나는 사람과 결혼할 확률은 매우 낮답니다. 대신 서른 살의 당신은 아무나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만, 현실적인 능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앞으로 만날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분 좋은 가능성이 커요.
여하튼 다시 돌아와서, 일단 결혼 생각이 없고 지금 행복하시다면 지금을 즐기세요! 여긴 지조가 있는 고민상담소고, 지금 좋다면 일단 행복한 인생인 거니까요. 하지만 미래가 불안하다면 솔로 생활의 마지노선을 정해 두세요. 서른둘, 서른셋, 서른다섯, 서른일곱 같은 식으로요. 아이를 낳을 생각이시라면 마흔까지는 추천하지 않아요. 어릴수록 임신이 쉬운 건 사실이거든요. 그러니 이렇게 마지노선을 정해 두시고 그때까지는 지금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세요. 미래의 걱정을 미래로 돌려 버리면 현재를 즐기기가 훨씬 더 쉽답니다. 대신 자신이 정해 둔 마지노선이 찾아왔을 때는 뭔가 액션을 취해야겠죠. 누군가를 만나려는 적극적인 자세요. 만나려고 한다고 바로 만나 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훨씬 커질 거예요.
혹시 그 마지노선이 찾아왔는데도 결혼을 하고 싶지 않으면 어떡하냐고요? 그럼 본인이 정말로 결혼을 하고 싶은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본인은 그다지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냥 사회적인 가치에 따라 '결혼은 해야지~' 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르죠. 사람은 생각보다 어떤 일이 눈앞에 현실로 닥치기 전까지는 생각보다 그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너무 치사하고 현실적이고 무책임한(뒤로 미루는 것이기 때문에) 답변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요, 사실은 저도 이렇게 살고 있거든요. 이 방법이 물론 정답은 아니지만 마음은 조금 편하게 살고 있어서 드린 이야기예요. 사실 이 방법은 걱정을 조금 뒤로 미루는 것뿐이지 실제 해결책은 아니랍니다! 하하하! 나이 먹는 걸 어쩔 수 있나요, 순응하는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