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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이과인간 Dec 06. 2020

여전히 다이어트는 어렵고 글은 안 써진다

#백수일기 48일차_2020년 12월 6일

  퇴사만 하면 내가 아주 부지런하고 꾸준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매일 30분 이상 운동도 꾸준히 하고, 끼니를 뜻대로 할 수 있으니 살도 원하는 만큼 빼고, 글도 하루에 몇 시간이고 써서 금방 완성할 책 한 권 분량을 완성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나는 퇴사하기 전보다 더 몸을 안 움직이고, 더 살이 쪘고, 글도 오히려 일주일에 한 편도 제대로 안 쓴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퇴사 전에 하려고 했던 일들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오히려 노는 게 익숙해져서 하기 싫은 일을 단 하나라도 할라치면 아주 몸에 두드러기가 날 것만 같다.


  지금 이렇게 이 글이라도 쓰는 것도 어렵게 어렵게 몸을 일으켜서 쓰는 것이다. 오늘 하루 즐겁게 잘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해가 지고 나니 갑자기 스스로가 한심해져서. 아마도 이 글을 쓴 뒤에 나는 그래도 오늘 할 일은 했다고 만족하며 조금 더 놀겠지. 코로나 때문에 어디 나갈 수도 없고, 집에만 있다 보니까 늘어진다고 변명하면서.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걸 다시 한번 떠올리자. 이제 한 달 후면 나이도 한 살 더 먹게 된다. 그전에 하려고 했던 일들이 있잖아.


  인생은 갑자기 확 바뀌지 않는다. 오늘은 그래도 오랜만에 글을 썼으니, 내일도 글을 쓰면 좋겠다. 그리고 모레는 조금 더 멋진 글을 쓰면 좋겠다. 이 정도로 일단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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