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2. 그에게서 연락이 없어요

고양이과인간의 지조가 있는 고민상담소 2

by 고양이과인간

고민: 그에게서 연락이 없어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었는데, 신랑 측 지인 중 한 명이 제가 마음에 든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 나와있었죠. 그 이후 세 번 정도 더 만나면서 연인처럼 어느 정도 스킨십도 하는 사이가 됐어요. 그런데 세 번째 만남에서 제가 과음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힘들었던 일들이 마구 생각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정말 한참 쏟으며 힘든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어요. 그 사람은 저를 안아주었지만, 그 이후로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한테 질린 것 같아요. 연락해봤자 소용없겠죠? 이대로 잊어야 할까요?



답변: 먼저 연락해 보세요. 당신은 잃을 게 없습니다.


저는, 연애란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작은 세계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 있는 모든 규칙은 두 사람이 차근차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사회의 어떤 규칙도, 어떤 잣대도 이 세계에서는 당연하지 않아요. 술을 마시고 눈물을 쏟는 게 어떤 관계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거지만, 또 다른 관계에서는 아닐 수도 있는 거죠. 지금 질문자님은 상대방의 마음이 뭘지 고민하며 머리를 싸매고 계세요. 하지만 아무리 추측해봐야 소용없어요. 그건 단 한 명밖에 알지 못합니다.

저 또한 이렇게 상담을 하는 입장이지만, 아무것도 몰라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연락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용없는지 아닌지는 그 사람밖에 모르고, 그건 연락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연락해서 잘 안 되든, 연락이 오지 않아서 잘 안되든 결과는 똑같습니다. 그럴 바엔 차라리 제대로 이야기라도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연락을 해 본다면 어쨌든 조금이라도 더 확실해지겠죠. 이 세상에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는 일만큼 힘든 일이 많지 않더라고요. 그만 기다리시고, 먼저 말을 거세요. 상대방이 연락을 안 받을지도 모릅니다.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체했을 때 손 따고 싹 낫는 거랑 비슷한 거예요. 계속 아픈 배를 움켜쥐고 끙끙대지 말아요. 적어도 결론이 났다는 것, 그래서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질문자님은 잘못이 없어요. 혹시라도 잘 되지 않더라도 내가 그날 술만 안 마셨더라면...!이라는 후회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술 한 번으로 안될 관계였다면, 사귀고 나서도 어차피 같은 이유로 헤어지게 되었을 거예요. 정말 그게 이유라면, 둘은 안 맞았던 겁니다. 자책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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