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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동현 Oct 04. 2021

<나의 한국영화>(김홍준) 선정의 변.


오오극장의 관객 프로그래머로 ‘관객 프로그래머 영화제’에 참여한 게 벌써 네 번째다. 이번에 내가 선정한 영화는 김홍준 감독의 <나의 한국영화>로 어제-10월 03일-상영되었다. 이하는 선정의 변이다. 감당할 수 없는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분량의 한계로 조금 징그러워졌지만) 딱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글만 쓴 것 같아 옮겨 둔다.   




떳떳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디오 대여점이 사라지고 있었고, 시네마테크 같은 근사한 이름들은 멀게 느꼈던, ‘굿다운로더’라는 이름이 낯설었던 과거. (합법 영역이 욕망을 좌절시켰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웹하드를 통해 한국고전영화-사실 거의 모든 영화-를 다운로드 하고, 봤다. 다른 영화 파일과 달리, 한국고전영화는 구성이 유달리 이상했는데 꼭 어떤 사람의 해설이 영화 앞에 붙어있었고, 때때로 출연진과의 짧은 대담이 이어지기도 했다. 뒤늦게 알았다만 그 파일은 ‘한국영화걸작선’을 녹화한 것이었고, 해설자는 김홍준이라는 사람이었다.

<나의 한국영화>는 김홍준이 한국영화걸작선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비디오를 획득할 수 있었던 위치를 활용해 만든, (모든 에피소드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오디오비쥬얼에세이’ 작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의 한국영화>를 시네필 1세대-문화원 세대-가 바라본 ‘한국영화’, 또 오디오비쥬얼에세이의 아직 도달하지 못한 가능성이 담겨있는 작품이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고 천진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나의 한국영화>가 저작권을 클리어하지 않고 제작되었다는 점에 핵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한국영화’라는 간단한 이름처럼, 그저 대면하고픈 작은 요구에서 관점의 순수성이, 그리고 그로부터 새로운 형식이 가능했던 거라 믿는다. 

<나의 한국영화: 에피소드 4 키노99>는 Youtube에 업로드 되어 있다. 저작권 문제로 마지막 배경음악은 제거 되어있는데, 제거 된 노래의 이름은 ‘Je te veux’ 한국어로는 ‘당신을 원해요’다.      




행사에 참여한 블로그 이웃 분이 김홍준 감독의 GV를 옮겨뒀다. 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blog.naver.com/db8615/222525610076     


작가의 이전글 《ACT!》 126호에 「페페는 우리의 것」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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