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v76u9U5VGsA&feature=youtu.be
나는 표면적 연상에서 먼 관계에 있는 것들이 뭉쳐있는 걸 좋아한다. 당장 김기영 자료 두고 이 육필이 무슨 글자일까? 골똘히 쳐다보고 있지만, 동시에 ‘평전’이라는 보다 큰 질서를 상상하고 그것이 한국영화 혹은 남한영화의 여러 가지 기원에 복무할 모습들을 떠올리며 쿡쿡 웃고, 그가 뜬금없이 소환하는 역사가 단지 자기변호를 위한 위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크게 쿡쿡 웃는다. 또 뭐가 있을까? 《소프라노스》의 이 장면 폐렴에 걸린 보비 바칼라 시니어가 사주를 받아 사람을 죽이는 장면. 마른기침과 총성, 노구와 몸싸움, 폐렴과 담배. 또는 정지돈이 「보이지 않는」에서 장 주네를 묘사할 때 동원되는 어휘의 차이. 이렇게 “그러니 별것 아닌 프랑스 실력에도 불구하고 범죄자, 배덕자, 도둑놈, 악의 화신, 대머리, 강간범 (이건 밝혀지지 않았다), 영화감독인 장 주네” 그리고 “전 세계를 떠돌며 온갖 종류의 소수자, 가난한 자, 핍박받는 자, 도망자, 아름다운 자를 변호하고 다녔던 장 주네” [「보이지 않는」의 사진을 보내주신 윤기님께 감사를!]
아무튼 내 취향을 말하고자 한 건 아니고.
제가 편집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마테리알》에서 잡지 『마테리알 7호』 와 나원영님의 웹 연재본을 바탕으로 한 단행본 『대체 현실 유령』이 출간되었습니다. 그런데 잠깐 편집진의 자리를 떠나서―가능하다고 일단 해보자면―다시 제 취향으로 돌아가면요. 《마테리알》과 『대체 현실 유령』이 저한테는 표면적 연상에서 먼 관계에 있는 성질이 뭉쳐져 있는 작업들이에요. 누군가는 서로 맞지 않는 게 뭉쳐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러한 부정교합이 문제라고 적시할 수도 있지만. 언제나 맞지 않는 자리에 있는 선수에 의해 축구 전술이 흥미로워졌듯, 이러한 부정교합은 문제시할 게 아니라 미적으로 긍정할 가치가 있으며 사적으로 활기 넘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하간 소중한 동료 분들과 함께 많이 배우고 고심하면서 낸 작업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1) 『마테리알 7호』 선주문 링크
(09월 08일-09월 23일까지 선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선주문 기간 동안은 배송비가 무료입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vOBW5s5wsxywhm_vOfYlmFMRW7APYc1YixzaZ3VzsJvpX1g/viewform
2) 『대체 현실 유령』 텀블벅 링크
https://tumblbug.com/material01
많은 성원과 홍보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