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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사자처럼 Jan 02. 2020

우리는 베트남도 간다.

숨가빴던 4개월의 준비 과정

세계 일주 개발 여행을 할 때였다. 


베트남 다낭에 머물렀는데, 오래된 시골 같은 다낭 시내 분위기에 뜬금포 스타트업 캠퍼스가 하나 있었다. 우리는 그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한 달 머물렀고, 거기서 개발하는 베트남 청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들은 왜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는가.


Da Nang의 스타트업 캠퍼스 "Enouvo Space"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음과 같이 말을 했다. 



Flappy Bird라는 스마트폰 게임이 있어.

그거 만든 사람이 베트남의 스티브 잡스고, 그 사람이 베트남의 빌게이츠야.
우리의 우상이지.



Flappy Bird 스크린샷 (출처 : 코드뭉치)


일반적으로 슈퍼스타의 등장은 새로운 사업의 출발을 알린다. 베트남의 등장한 슈퍼스타는 Flappy Bird를 개발한 "응우옌 하 동"이고, 베트남의 새로운 산업은 IT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인 것이다. 


베트남은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 중 하나다. 사회주의 국가라서 국가 통제가 심한 편이기도 하다. 코트라 호찌민 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 대졸 사무직 초급은 350달러 수준으로 우리 돈으로 40만 원 정도 한다. 게다가 국가 통제가 굉장히 심해서 새로운 산업을 일반 시민이 시작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하지만 어느 날 20대 베트남 청년이 Flappy Bird라는 스마트폰 게임을 만들었고, 수십 개국 앱스토어 1등에 올라가면서 하루 최대 수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수많은 베트남 정치인들이 견고하게 다져놓은 강력한 사회적 천장을 20대 청년이 시원하게 뚫어버린 것이다. 너무 당연히 베트남 사회가 요동쳤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아들/딸아 너는 다르게 살 거라"라는 부모의 마음을 자극하여, 수익의 대부분을 자녀 교육에 붓는 사회적 현상을 증폭시켰고, 20대 성인이 자기계발에 쓰는 자금도 비중이 높아져 갔다. 비슷한 타이밍에 수많은 대치동의 영어/수학학원이 베트남에 진출하기도 했다. 


우리는 세계 일주를 마치고 한국팀을 재 정비한 다음에 2019년 다시 베트남 문을 두드렸다. 우선 직접 넘어가기보단 페이스북에 광고를 띄웠다. 


Facebook에 올린 광고

광고비는 약하게 설정했는데, 문의는 뜨거웠다. 수강료도 한국보다 싸게 올리지 않았다. 베트남 사람에겐 거의 1년 연봉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변화를 감지한 수많은 베트남 국민이 수강생으로 지원했다. 자세한 비용과 지원 수는 비공개지만, 우리 팀을 뜨겁게 열광시키고도 남을 숫자였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고, 2019년 가을. 비행기에 몸을 싣고 베트남 하노이로 떠났다. 하노이는 멋쟁이 사자처럼과 MOU를 맺은 멀티캠퍼스가 진출한 곳이고, 평소 친분이 있던 Point Ave.가 진출한 곳이다. 그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하노이로 갔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법인 설립 절차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1,600명의 멋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베트남에 갈 사람" 리쿠르팅을 실행했다. 


그러던 중, 우리 팀은 뜻하지 않은 메시지를 계속 받게 된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인 대상으로 코딩 캠프를 열어달라는 한국인들의 메시지가 꾸준하게 왔다. 그리고 하노이 말고 호찌민에도 열어달라는 메시지도 지속적으로 왔다. 우리는 지역을 호찌민과 하노이 둘로 나눠서, 그리고 대상을 한국인과 베트남인으로 나눠서 테스트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새로 만든 브랜드/마케팅팀에서 훌륭하게 소화해주었고, 결론은 "호찌민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 부트캠프"가 답이었다. 


현재 우리 팀은 Market/Customer Driven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결과를 내릴 땐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실행은 누구보다 빠르고 가볍게 옮기고 있다. 그리고 현재 내린 결론은, 



1) 현지 적응하는 버퍼 기간엔, 호찌민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코딩 수업을 하고

2) 베트남어 강사를 빠르게 양성하여, 연내 베트남어 코딩 수업을 오픈한다.



라는 뚜렷한 목표가 세워졌고, 우리는 1월 초 바로 베트남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베트남팀은 또 한 가지 작업을 더 진행한다. 

멋사 2019

한국의 멋사 대학과 동일한 모델을 베트남에 뿌리내리려고 하고 있다. 현재 하노이와 호찌민의 대학들과 컨택을 하고 있으며, 대학교의 도움을 받아서 연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멋사 대학은 한국에서 단순 코딩 동아리를 넘어서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스타트업 전반에 탄탄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런 문화가 베트남에 뿌리내리면 굉장히 의미 있는 단체로 성장하지 않을까.


한국의 스타트업이 베트남 역사에 남을 업적을 세울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힘차게 2020년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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