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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 Feb 22. 2024

2월 8일. 나는 들려줘야 해, 나는 보여줘야 해

오늘의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 '교향곡'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러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그의 음악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그렇죠.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 본인이 직접 녹음한 것이 남아 있기도 한데요. 그 곡 뿐 아니라 그의 교향곡들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아름다운 곡을 듣지 못할 뻔 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라흐마니노프는 1897년 24살의 나이에 첫번째 교향곡을 발표한 이후 큰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심혈을 기울여서 쓴 곡이었지만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평단에서 혹독한 악평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죠. 라흐마니노프는 이로 인한 극심한 우울증으로 어떤 곡도 써내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그 누구보다도 곡을 쓰고 싶었고, 교향곡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 그는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의 도움으로 점차 마음을 회복하여 드디어 다시 곡을 쓰게 됩니다. 그렇게 그가 재기에 성공하게 된 곡이 1901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고,  작품의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라흐마니노프는, 1907년에 드디어 그가 그토록 열망하던 교향곡 2번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1908년 오늘, 상트페테르부르크 극장에서 이 교향곡의 초연을 올립니다.

(혹시 이 날짜에 대한 다른 정보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극도의 우울함에 빠져있던 라흐마니노프와 그때의 그를 만난 니콜라이 달 박사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뮤지컬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 창작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입니다.

실제로 라흐마니노프의 곡들을 바탕으로 극 전체의 음악이 구성되어 있어서 뮤지컬 팬들 뿐 아니라 클래식 애호가들에게서도 사랑받을 법한 작품인데요.


교향곡 1번의 실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라흐마니노프가 새로운 곡을 써서 보여주겠다고 끝없이 외치는 넘버가 있습니다. 바로, '교향곡'입니다.


나는 보여줘야 해 당장 들려줘야 해 하늘이 준 선물 나의 손으로

...

난 쓰고 말겠어 완벽한 관현악

나만의 거대한 교향곡 들려 너에게

보내는 선율 화성 하늘에 닿을 수만 있다면 



극중에서 라흐마니노프가 그토록 교향곡에 '집착'하는 큰 이유로 누나 옐레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신이 음악 공부를 하는 동안 제대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먼저 세상을 떠난 누나 옐레나가 하늘에서도 들을 수 있으려면 반드시 '교향곡'을 써야만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라흐마니노프의 누나 옐레나 라흐마니노바는 그에게 큰 음악적 영향을 주었고, 어린시절 가정에 헌신적이지 못했던 아버지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존재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누나가 19세의 어린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는 라흐마니노프에게 큰 슬픔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는 슬픔과 슬럼프를 극복해냈고, 교향곡을 썼습니다.





극 중에서 '교향곡', '교향곡(reprise)'으로 등장하는 이 넘버를 프레스콜 영상으로 감상해 봅시다.

https://youtu.be/pQPz0sSVW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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