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버 Feb 22. 2024

2월 1일. 오십이만오천육백분의 귀한 시간들.

오늘의 뮤지컬, <렌트> - 'Seasons of Love'



1896년 오늘,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이 초연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오페라를 원작으로 하면서,

조나단 라슨이 본인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아 작사, 작곡, 연출한 뮤지컬이 바로 <렌트>입니다.

1월에도 한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원작 라 보엠의 제목 'La Bohème'은 '보헤미안들',

즉,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젊은 예술가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한 아파트에 주인공 로돌프, 미미를 비롯한 그런 청춘들이 있었어요.

<렌트>의 20세기 뉴욕에서는 로저와 미미가 그들처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앞서 이 뮤지컬을 관통하는 메시지인 "No day, But today"와 함께 그 가사가 담긴 넘버 'Finale B'를 소개했는데요. 이외에도 이 뮤지컬에는 수없이 많은 명곡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 소개할 넘버는

'Seasons of Love'예요.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곡이기도 할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모든 걸 뛰어넘는 이 극의 메시지는 바로 이 넘버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작품에는 에이즈, 마약 중독, 거리의 부랑아들, 동성애 등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에서

공공연히 언급하는 것이 터부시되어있던 주제들이 다뤄집니다. 또 극중 어떤 인물들의 행동들은 그걸 보는 제 마음 상태에 따라, 또 보는 사람에 가치관에 따라, 또는 배우의 표현력에 따라 도무지 이해해주기 어려워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이 극을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혼자서 고민하게 될 때,

그 때 떠오른 노래가 오늘의 넘버였어요.




곡의 시작부터 반복되어 나오는 'Five hundred twenty-five thousand six hundred minutes(52만 5,600분)'은

1년의 시간을 분으로 표현한 것인데요.

그 귀한 일년의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겠냐는 물음과 함께

답이 이어집니다. 바로, '사랑'인 것이죠.






이 넘버는 원래 작품 속 한 인물의 장례식 장면에 들어가야 했던 곡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공연이 올라가기 하루 전, 갑작스럽게 라슨이 사망하게 되면서

배우와 제작자들은 첫 공연의 시작 전에 이 곡을 부르며 그에게 헌정했고,

이후로는 2막의 가장 첫 부분에 삽입되게 됩니다.

그리고 커튼콜 때 이 넘버가 반복돼요.






이 글을 처음 끄적여보았던 2년 전 2월 1일은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오늘부터 살아갈 또 한번의 1년의 인생이

사랑으로 채워지고 기억되기를 바랍니다-라고 혼자 기록을 해두었었는데요.


언제 이 글을 보았든, 또 언제 다시 보든

그 오늘부터 다시 우리의 인생에서 사랑하고, 또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며.




"

그 525600분의 귀한 시간들

어떻게 재요 인생의 시간      


그것은 사랑

느껴봐요

사랑으로

"






* 4년 전, 약 10년만에 올라왔던 한국 공연의 실활 영상을 링크합니다.

https://youtu.be/eTjc1vwdGFQ



* 이미지 출처: 신시컴퍼니 공식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750556327102796&set=pb.100064453069300.-2207520000&type=3)

매거진의 이전글 1월 25일. 내일은 없어, 오직 오늘 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