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의 정원에 화분 진딧물(온실가루이) 출몰
미세먼지와 꽃가루를 막는다고 창문을 조금만 열거나 닫아두었더니 더워진 날씨로 병이 생겼나보다. 꼼꼼히 살펴보지를 않아서 그 사이에 선인장 아가베 아테누아타와 그 옆에 있는 아레카 야자에 진딧물이 잔뜩 생겨 버렸다. 아가베는 앞모습만을 보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아침 잎의 뒷부분에 물을 주다가 진딧물을 발견하고 기겁을 했다. 전에도 이걸 경험한 적이 있다. 지금은 없는 문주란에 여름만 되면 생겨서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날이 더워지면 병충해가 생기지 않도록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물과 햇빛에 더해서 환기가 아주 중요하다.
오전내내 베란다에 있었다. 일단 벌레가 생긴 잎들을 잘라 버렸다. 묽게 탄 중성세제나 소독제로 닦아주라고 책에 써 있었지만 다른 식물들한테 퍼질까봐 가차없이 가지를 잘라 버렸다. 아레카 야자의 잎이 무성해져서 뿌듯했었는데 그것도 엄청 잘라내고 나의 자랑 1호인 아가베 아테누아타의 커다랗고 단단한 잎들도 잘라냈다. 가슴이 찢어져 내린다. 무관심은 이렇게 큰 희생을 치르게 한다. 그러고는 물을 충분히 주고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늘 옆에 두고서 참고로 하는 책인 <사람을 살리는 실내공기정화식물 50>에 나오는 무독성 병충해 퇴치제를 스프레이에 제조해서 흠뻑 뿌려주었다.
식물성 기름 2티스푼 (10ml)
주방세제 1/8티스푼 (0.6ml)
따뜻한 물 230ml
전직 미 항공우주국의 연구 과학자인 저자는 합성 살충제보다 무독성 살충제가 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지켜보면서 기도를 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병든 잎을 솎아내다가 아레카 야자잎이 생겨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러면서 예쁘게 피어나던 잎을 잘라내 버려야 하는 침통함으로 우울해졌다.
천냥금 꽃이 여러 송이 피어 있는 것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식물은 내게 위로를 주는데 나는 잎을 잘라버리고는 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