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BeautifulMind)
제주의 열기와 습기를 피해 호텔에만 콕 박혀 지내다 왔지만 세미나 주최 측이 마련한 음악 프로그램으로 매일 밤 쏠쏠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남성 사중창단인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인 김현수, 이벼리 등 두 명과 레떼아모르의 김민석이 함께한 공연을 보았다. 김민석이 부른 Nessun dorma를 듣고 그가 더 좋아졌다. 그는 외모도 목소리도 아름다운 사람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이 고난도의 아리아는 '아무도 잠들지 마라'라는 뜻인데 이상하게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불린다.
이벼리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악을 하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았고 끝내 테너로 불리게 된 감동적인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다. 음악은 삶의 방향을 지켜주는 힘을 가졌다.
다음 날 저녁엔 시각 장애우 소년의 피아노 연주라고 해서 그저 응원을 해주고 싶어서 갔다. 하지만 훌륭한 연주에 깊이 감동받았고 '뷰티플마인드'라는 기관을 알게 되어서 더 좋았다. 객실에 돌아오자마자 회원가입을 하고 정기후원을 시작했다. 중2 남학생인 피아니스트 김건호는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서울맹학교 유치부 시절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것을 바로 알아본 선생님의 권유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뷰티플마인드 뮤직 아카데미에서 체계적인 음악교육을 받고 있고 마침내 마인클랑 콩쿠르에 나가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규모의 콩쿠르인 듯 하지만 일반인과 함께 겨루어서 대상을 받은 것은 의미 있다.
그가 피아노를 치려고 앉으면 먼저 양팔을 피아노의 양 끝으로 뻗어서 건반의 위치를 확인한 후 연주를 시작한다. 한 곡을 거침없이 끝낸 후에 청중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연주 중간중간에 곡 설명을 재치 있게 하기도 했는데 모차르트와 쇼팽곡을 맑고 투명한 소리로 연주했다. 마지막 곡은 직접 작곡한 곡을 들려주었고 작곡노트도 야무지게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만의 소리를 가진 연주자이다. 그의 선생님이 말해주었다는 물처럼 맑은 소리라고 그가 직접 말하자 모두들 수긍하는 감탄사를 보냈다.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는 다양한 음악활동을 통해 전 세계의 소외된 이웃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실천하는 문화외교 자선단체이다. 대학교수급 전문강사진의 재능기부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양한 장애를 가진 학생들과 비장애인 저소득층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도 운영된다. 2006년 재외 한인들을 주축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후 우리나라등 여러 나라에서 재단이 설립되었다. 뷰티플마인드의 비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난 뷰티플마인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이 있을까 기대하고 있다. 음악은 혼자서만 누리는 것보다 함께 나눌 때 감동이 커진다. 다른 이를 위해 나의 시간을 내놓을 수 있고 그 활동이 음악이라면 가장 멋진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