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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우 Aug 11. 2024

눈물 날 만큼 좋았던 올해의 책 6권

퇴사한 이후, 올해 눈물 날 정도로 좋은 책들을 만나고 있다. 거의 밤낮을 잊고 읽은 책들도 있다. 몇 권을 소개해본다.


1. 로빈 던바, <프렌즈>


친구나 가까운 사이는 인생에 필요 없고, 능력을 키우고 돈만이 최고라고 외치는 시대에 강력한 한 방을 먹이는 책이다. 인간에게 가깝고 소중한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친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일깨운다. 내게는 올해 실천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당장 친구들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2. 존 그레이, <고양이 철학>


다소 우연히 집어들게 된 책이었는데, 오랜만에 철학적 사고의 진수를 맛보았다. 여러 철학자들을 관통하며 행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묻는데, 고양이가 큰 역할을 하는 책이다. 말하자면, 고양이처럼 살자, 인데, '고양이처럼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는 시니컬함과 깊이가 무척 즐겁고 재밌다.


3. 애덤 그렌트, <히든 포텐셜>


명불허전 애덤 그렌트의 책 답게 풍부한 논거와 사례가 거의 '진리'를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다른 책 <오리지널스>나 <기브앤테이크>가 더 좋았지만, 이번 책도 역시 좋았다. 애덤 그렌트 책은 초반부가 워낙 흥미롭다 보니, 늘 후반부로 갈수록 약간 힘이 딸린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완독할 가치는 충분하다.


4. 우치다 다쓰루,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우치다 다쓰루에게 입문하게 한 책인데, 재밌어서 들고 다니며 이틀 만에 다 읽었다. 도서관, 책, 출판 등에 대하여 다른 곳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독특한 관점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하나마나 한 말들, 어디간에서 들어본 말들, 서로 적당히 베끼며 다 비슷한 말들이나 하는 시대에, 그는 확실히 그만이 할 수 있는 말을 한다. 이 맛에 책을 읽는다.


5. 이졸데 카림, <나르시시즘의 고통>


라캉 정신분석학에 덕질하는 매니아로서, 근래 나온 라캉주의 책 중에서 가장 좋았다. 개인적으로 라캉주의 계열의 작가 중에서는 지젝과 알렌카 주판치치, 백상현 이후로 가장 좋았다. 무엇보다 현 시대에 대한 시의성과 통찰이 매우 뛰어나다. 단, 라캉 덕후가 아니면 재미 없을 수도 있다.

 

6. 조너선 하이트, <불안세대>


아직 읽고 있는 책인데, '올해의 책'으로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예전에 <사람은 왜 서로 도울까>를 쓸 때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을 매우 중요하게 참고했던 적이 있어서, 의심 없이 고른 책이다. 세계적인 진화심리학자 답게 단순히 학문적 깊이 뿐만 아니라, 시대를 통찰하는 시각이 남다르다. 한 마디로 하면, 스마트폰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SNS 등은 아이들에게 금지해야 한다.


*

올해 내 책을 두 권(<그럼에도 육아>,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는가>)이나 출간한 입장에서, 내 책 홍보나 열심히 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 것은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 글을 남겨본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맥주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 애니는 지브리, 올해의 책은 <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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