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우성 Jul 20. 2021

브랜드 핵심경험의 정의

라운즈(ROUNZ) 브랜딩 #0

라운즈에 합류한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시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그간 라운즈에서 진행한 것들을 틈틈이 기록하였지만 그 시작을 기록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 처음으로 돌아가 그간의 라운즈 브랜딩의 시작을 간단히 기록해 봤다.



라운즈 서비스를 들여다보며 

라운즈에 합류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현재의 서비스에 대한 이해다. 그래서 지금까지 운영되어 온 라운즈의 서비스를 면밀히 훑어보았다. 우선 라운즈의 업의 형태를 먼저 들여다보았다. 라운즈는 100여 개의 브랜드와 4천여 개의 안경을 판매하고 있는 안경 쇼핑몰이다. 그렇다. 이곳에서는 온라인으로 안경과 선글라스를 판매한다. 이미 안경과 선글라스의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라운즈의 형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쇼핑몰이었다. 그간 고객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도 다른 쇼핑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라운즈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수많은 안경 쇼핑몰 중에서 라운즈의 강점은 무엇일까? 쇼핑몰의 형태, 그리고 그것의 개성 측면에서는 아쉽게도 당시 이 브랜드만의 강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라운즈는 A.I. 기술에 AR 기능을 적용하여 고객들이 실제 안경을 써보지 않아도 앱 상에서 다양한 안경을 써 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다. 훌륭한 기술이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안경을 고르고 써보는 재미가 있었다. 가상착용 기능을 제공하는 업체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여럿 있지만 라운즈의 퀄리티는 그들이 제공하는 퀄리티 이상이었다. AR로 안경을 구현하는 기술, 실제 내 얼굴을 분석하여 그것을 실제처럼 착용하게 하는 기술 등이 그것이다. 이는 라운즈를 운영하고 있는 딥아이의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의 A.I. 기술력 때문에 가능했다. 이스트소프트의 이런 기술은 퀄리티면에서도 우수하지만 다른 곳과의 또 다른 차별점은 안경의 정면과 측면 이미지만으로도 안경의 3D 에셋을 추출하여 가상착용 안경을 구현하는 방식에도 있다. 이는 빠른 속도와 저비용으로 안경 구현이 가능하고 그래서 라운즈에서 제공하는 4천여개의 안경과 선글라스 모두 실시간 가상착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운즈는 이 기능을 쇼핑몰의 부가 기능으로만 활용하고 있었고 타 커머스와 같이 안경 판매에 대부분을 집중하고 있었다.  

라운즈앱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가상피팅 기능

라운즈의 시작

그래서 라운즈라는 서비스의 시작을 들여다보았다. 라운즈는 현재의 모회사인 이스트소프트가 스타일팁이라는 안경 쇼핑몰을 인수하면서 탄생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안경과 선글라스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고 안경 시장의 특수성 상 비즈니스 진입장벽이 일반 쇼핑몰 대비 높았다. 또한 선글라스는 물론이고 안경 역시도 이제는 시력 보정용으로만 착용하는 아이템이 아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패션 아이템으로서 그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시장이었다. 이스트소프트는 알집이로 유명한 회사이지만 또한 국내 최고의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그래서 안경시장의 성장성과 더불어 이스트소프트만의 독보적 기술을 이곳에 적용시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운즈라는 서비스가 탄생한 것이다. 즉 커머스의 업의 형태를 띠면서도 남들과 다르게 기술이라는 것을 서비스에 적용시켜 라운즈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술을 그간 고객에게 알리는 것에는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

아직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아니 낮다고 보는편이 적절하다) 그래도 만약 이 브랜드가 세상에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함을 느낄 부분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라운즈가 세상에 없다고 사람들이 안경을 온라인으로 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라운즈에서 제공하는 우수한 퀄리티의 실시간 가상피팅 기능을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데 온라인 쇼핑에서의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그 답이 나온다. 고객들은 이쁜 안경을 온라인에서 이미지로는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실제 나에게 어울리는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라운즈 이전에 그것을 확인하는 방법은 그 안경을 안경원에 방문하여 직접 써보는 길 뿐이다. 하지만 내가 온라인에서 본 그 안경이 안경원에 있을 확률은 거의 없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이 브랜드의 존재 이유 중 하나는 단지 다양한 안경을 살 수 있는 쇼핑몰이 아닌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안경을 기술을 통해 미리 써 볼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안경 쇼핑몰이라는 것이다. 라운즈의 브랜드 슬로건이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브랜드 핵심 경험의 정의 

그렇다면 고객들은 라운즈를 통해 어떤 차별화된 경험을 해야 할까? 즉 이 브랜드만의 핵심가치이자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핵심경험은 무엇일까? 이는 앞서 고민해 본 내용들을 통해 조금씩 명확해졌다. 그것은 바로 라운즈만의 기술, 즉 실시간 가상피팅 기능이다. 즉 사람들이 라운즈라는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야 하는 키워드가 바로 이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라운즈만의 핵심 가치이자 고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핵심경험이다. 이렇게 라운즈의 핵심경험을 명확히 정의했다.


누구에게 이 경험을 전달해야 할까 

그렇다면 이것에 가장 먼저 반응할 수 있는 고객들, 즉 이 기능을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할 고객들은 누구일까? 혹은 우리가 더욱 이 핵심경험을 어필해야 할 고객은 누구일까? 나는 그들을 젊은 층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고 연령층에 비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고 안경을 패션 아이템으로서 인지하는 비율이 높으며 또한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세대이다. 그들에게 라운즈의 핵심경험은 전달되어야 한다. 그들을 통해 라운즈라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져야 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타깃으로 그것은 확장될 수 있다.


그래서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까 

브랜드의 핵심경험이 정의되었으니 우선 아래의 것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즉 핵심경험을 정립했으니 기존의 이미지(라고는 하지만 나는 과감히 라운즈의 브랜디 인지도를 '0'이라고 가정했다)를 바꾸기 위한 전체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하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리브랜딩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브랜드 슬로건을 외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을 포함 서비스와 시각적 요소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는 전략이어야 한다.  




1. 핵심경험을 브랜드의 첫 경험으로  

핵심경험을 정의하고 나서 서비스를 돌아보았을 때의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것이 서비스의 부가기능으로만 제공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AR을 활용한 실시간 가상피팅 기능은 iOS에만 사용이 가능했고 안드로이드에선 사진에 안경을 씌워보는 형태로만 제공) 그래서 이것을 부가기능이 아닌 라운즈의 첫 경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위해선 라운즈앱과 웹의 역할의 재정의가 필요했다. 웹은 지금처럼 쇼핑몰의 형태를 유지하되 앱의 경우에는 라운즈 앱을 열었을 때의 쇼핑몰의 모습이 아닌 이 기술을 먼저 경험하는 것을 브랜드의 첫 경험으로 바꾸고자 했다. 즉 브랜드의 첫인상을 이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것이 브랜드에 대한 기존과 다른 인식을 만들 것이다.


2. 핵심경험의 확대  

이 경험을 두 가지 측면에서 확대하고자 했다. 첫째는 안드로이드에서도 AR 실시간 가상피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시간 가상피팅을 라운즈의 핵심 경험으로 정의한 이상 안드로이드 유저와 아이폰 유저의 경험은 동일해야 한다. 누구에게라도 라운즈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같은 경험을 주어야 한다.


또 하나는 가상피팅 기능을 더욱 고도화하는 것이다. 즉 기능 자체의 업데이트다. 내 얼굴을 분석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하는 기능과 가상피팅 화면 내에서 다양한 안경을 써 볼 수 있는 탐색 기능을 붙여 가상피팅 경험을 더 풍부하게 확대시키는 것이 이것이다. 이것은 타사에 비해서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시장 내에서 가상피팅 기술의 독보적인 제공을 우리가 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그래서 이 경험을 더욱 뾰족하게 만들어서 남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만들고자 했다.


3.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의

기존의 라운즈는 디자인적인 통일성이 존재하지 않았고 평범한 쇼핑몰스러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깃과 핵심경험이 명확해진 만큼 그리고 핵심경험을 첫 경험으로 바꾸고자 한 만큼 새로운 얼굴이 필요함을 느꼈다. 비주얼 아이덴티티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4. 타겟에게 핵심경험 전달하기

그간 라운즈는 이 기능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소극적이었다. 그보단 다른 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제품에 대한 광고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공격적으로 브랜드의 핵심경험을 타깃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리브랜딩의 시작  

이렇게 라운즈라는 브랜드의 핵심경험을 재정의하고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위의 것들을 병렬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앞으로의 모든 브랜딩 활동을 함에 있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부분임은 확실하다.


현재 라운즈앱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위의 방향대로 안드로이드에서도 AR을 활용한 실시간 가상피팅 경험을 준비하고 있고 그 경험을 모든 앱의 첫 경험으로 바꾸는 재정비를 맞추고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첫 경험에서 제공하는 가상피팅 기능도 훨씬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이는 서비스가 업데이트되면 다시 한번 브런치를 통해 소개할 예정)


비주얼 아이덴티티의 개편은 지난달 마쳤다. 다행히 몇몇 매체에서도 이것을 소개해주기도 할 정도로 외부의 반응도 좋았다. 라운즈의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낮음을 감안할 때 좋은 스타트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새롭게 정의된 라운즈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모든 접점에 꾸준히 노출하는 작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아래 링크 참조)

 


라운즈의 핵심경험은 소셜 채널을 통해 타깃 고객에게 꾸준히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것으로 고객들이 얼마나 이 기능에 반응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앱 설치율과 가상피팅 활동성 역시 크게 늘었다. 이는 더욱 다양한 브랜딩 활동 기획의 단초가 되고 있다. (아래 링크 참조)



앞으로의 라운즈 브랜딩

올 가을부터는 본격적인 라운즈의 브랜딩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그것을 위한 우리의 모습이 어느 정도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가용할 수 있는 리소스의 범위 내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할 것이고 물론 그 중심에는 위에서 정의한 라운즈의 핵심경험의 전달이 있다. 브랜딩은 장기전이다. 하루아침에 우리가 원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관성 있게 그것을 꾸준히 전달한다면 라운즈라는 브랜드는 점점 고객들의 인식 속에 대체 불가한 존재로 조금씩 파고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의 팬들도 조금씩 생겨날 것이다. 앞으로의 일들이 잘 되길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상생'모델을 브랜드 캠페인으로 확장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