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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Aug 03. 2021

리브랜딩의 정의와 조건

라운즈(ROUNZ) 브랜딩 #4

리브랜딩(rebranding)이란 단어는 브랜딩, 마케팅, 디자인 업계에서 많이 쓰는 용어다. 그리고 우리는 보통 브랜드의 심벌과 로고의 변경, 그리고 그에 파생되는 디자인의 통일성과 확장의 영역에서 이 단어를 주로 사용하곤 한다. 얼마 전 이것을 진행한 버거킹의 예시가 그렇다.


버거킹은 20년 만에 로고를 바꿨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리브랜딩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리브랜딩이란 단지 비주얼의 변경만이 아닌 결과적으로 기존의 브랜드의 경험을 바꾸고 이것을 통해 인식을 바꾸는 과정이자 결과이기 때문이다. 즉 시각적 변화뿐 아니라 경험의 변화,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등이 모두 리브랜딩을 위한 요소에 포함된다.


실시간 가상피팅 안경 쇼핑몰 라운즈(ROUNZ)는 현재 이 과정에 있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를 기록해봤다.


우선 모든 것의 시작점은 라운즈의 핵심경험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했다. 결국 이것은 고객의 머릿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이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무엇 하나를 남길 것인가에 대한 것이고 또한 무엇으로 브랜드의 팬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얘기다.


그렇다면 이 핵심경험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서 찾을 수 있다. 아니 반드시 그곳에서 찾아야 한다.


인상 깊게 본 책 중에 "디퍼런트(문영미 저)"라는 책이 있는데 여기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려 한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차별점에 반하는 일이다. 모든 기업이 서로가 가진 약점만을 보완한다면 모든 기업이 다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약점을 보완하기보단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더 날카롭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디퍼런트에서 언급한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장표


이것은 바로 브랜드의 핵심경험과 연결된다. 그렇다면 라운즈의 핵심경험은 무엇일까. 이것은 이전에 기술한 아래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라운즈는 타 안경 쇼핑몰과 다르게 'AI와 AR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가상피팅'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이미 애플에서도 이 기술을 언급하는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국내 앱에서는 유일하게 라운즈를 소개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이다. (아래 링크 참조) 실제 라운즈의 가싱 피팅 기술과 구현력은 세계 최고 퀄리티라고 봐도 무방하다.


즉 라운즈는 이 핵심경험을 중심으로 리브랜딩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는 앞서 얘기한 대로 서비스의 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용자의 인식을 기존의 이미지에서 새로운 이미지로 다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통한 라운즈의 리브랜딩 목표는 아래와 같다.


1. 가격 중심의 일반적 커머스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브랜드만의 핵심경험 중심의 안경 쇼핑몰로 포지셔닝한다. 이것만이 라운즈가 다른 어느 곳과도 차별화될 수 있는 강점이자 요인이다.


2. 기존에 애매했던 타깃 군을 1835의 젊은 층에 집중한다. 그들은 스마트폰과 기술에 익숙하고 그것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열광할 세대이다. 물론 이런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한 고객이 대상이며 그것을 굳이 연령대로 나누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면 이 연령대에 중심을 맞추는 것이 가장 적절하단 얘기다. 즉 IT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고객이라면 당연히 우리의 타깃일 것이다.   


3. 결국 이것을 통해 어떻게 인식을 바꿀 수 있을까의 방향으로 귀결되는데 라운즈는 가상피팅을 부가기능으로 제공하는 안경 쇼핑몰에서 '실시간 가상피팅'이 먼저 떠오르는 안경 쇼핑몰로 그것을 전환한다. 이것이 브랜드의 핵심경험이니깐.  


이것을 위해 라운즈는 아래의 작업들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핵심경험은 더 날카롭게

핵심경험을 정의한 만큼 (앞서 디퍼런트의 내용에서 보았듯이) 이것을 더욱 날카롭게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실시간 가상피팅의 퀄리티를 더욱 높였으며 기존 iOS에서만 작동하던 기능을 안드로이드로 확장했다. (안드로이드 OS에서는 실시간이 아닌 이미지를 통한 가상피팅만이 가능했다.)

구글 플레이 앱 소개 썸네일 (안드로이드 OS에서도 실시간 가상피팅이 가능함을 소개한다)


본인의 얼굴형을 빠르게 분석해서 자신의 얼굴형에 맞는 안경과 선글라스를 추천해주는 기능을 베타 서비스로 추가하였다. 이 역시 라운즈만의 AI 기술이 없다면 쉽게 구현할 수 없는 기능이다.  

얼굴형 분석 및 추천 기능(모델은... 나...)


마지막으로 가상피팅 경험 내에서 다양한 안경과 선글라스를 마음껏 써 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여 사용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탈하지 않고 가상피팅을 즐기면서 다양한 안경을 써 볼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다시 샵으로 이동 후 안경을 확인하고 이것을 가상피팅으로 써 볼 수 있었다.)

탐색 기능 (모델은 또 나...)


핵심경험을 서비스의 첫 경험으로

앞서 얘기한 대로 기존에는 가상피팅 경험이 부가기능으로 제공되고 있었다면 이제는 앱을 처음 열었을 때 이 핵심기능을 가장 먼저 만나도록 했다. 이것을 통해 사용자에게 라운즈는 '실시간 가상피팅' 안경 쇼핑몰이라는 인지를 먼저 주고자 한 것이다. 이는 개편 이전 앱을 열었을 때의 첫 경험이 커머셜 배너(아래 이미지)였을 때와 확연히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이는 보통의 이커머스의 모습과도 차별화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는 앱을 열면 커머셜 배너가 먼저 보였다. 이는 이곳을 단지 몰의 형태로 인지하게 한다.



핵심경험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의 변화

기존에는 가상피팅 핵심기능을 커뮤니케이션하기보단 상품과 가격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였다면 본격적으로 가상피팅 경험을 먼저 사람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기 시작했다. 즉 다양한 인물들이 가상피팅을 하는 모습을 다양한 소셜 채널을 통해서 타깃 고객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것으로 이 핵심기능에 타깃들이 반응하길 원했고 그것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실험하였다. 결국 우리의 핵심기능이 그들에게 반응하는 기능임을 해당 기간 앱 다운로드 수치와 사람들의 정성적 반응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 링크 참조)


이를 통해 핵심경험에 대한 반응이 검증되었으니 이 기능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필름을 현재 제작 중에 있다. 그리고 관련된 대규모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우리는 이것으로 다시 한번 타깃 고객에게 브랜드를 그리고 실시간 가상피팅이라는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다.

제작 중인 브랜드 필름의 한 컷

 

시각적 모습의 변화

위의 서비스의 변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와 함께 시각적 변화도 진행했다.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바꾸는 과정이다. 타깃에 맞게 더욱 감각적으로 그리고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가 잘 표현되도록 하기 위해 더욱 체계적으로 브랜드를 시각화하려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사람들의 다양한 얼굴형을 모티프로 삼아 브랜드의 심벌을 완성하고 이것을 확장하는 전략을 세워서 브랜드만의 시각적 모습을 완성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 링크 참조)

 

브랜드 미션과의 연결성  

사실 이 모든 것들은 라운즈의 브랜드 미션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모든 지구인들이 안경을 사고 쓰는 일이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고 여기서 모든 지구인들을(물론 연령대로 본다면 젊은 세대다) 타깃으로 삼아 그들의 얼굴형을 모티프로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개편하였으며(리브랜딩의 시각적 요소) 안경을 사고 쓰는 일을 라운즈의 비즈니스 모델로 가지고 가면서 그것이 즐거운 경험이 되도록 하는 것을 바로 브랜드의 핵심경험인 '실시간 가상피팅'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라운즈의 브랜드 미션




이렇게 라운즈는 리브랜딩의 방향을 잡고 조금씩 변화를 만들고 있으며 그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아니 그보단 그 시작점에 서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라운즈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걸까? 사실 그것을 지금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매우 이르다. 이제 라운즈는 브랜드 인지도 제로에서 이제 막 브랜딩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래와 같이 아주 조금씩 그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부분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1. 서핏과 위클리D에 소개된 라운즈 비주얼 아이덴티티 개편

서핏은 구독자 4만 명 이상되고 브랜딩, 마케팅, 디자인, IT 콘텐츠를 엄선해서 소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이고 위클리D는 구독자 6천 명에 디자인과 브랜딩 관련 이슈를 소개해주는 메일링 서비스이다. 이곳에서 라운즈 비주얼 아이덴티티 개편 내용을 소개해주었다.

서핏에 소개된 라운즈


2. 주말랭이에 소개된 라운즈 앱

주말랭이는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서비스인데 이 역시 6천 명의 젊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말에 하면 좋을 다양한 것들을 소개하는 구독 서비스이다. 여기에 라운즈 앱이 첫 번째로 소개되기도 했다. 


주말랭이에 소개된 라운즈 앱


3. 힙서비에 소개된 라운즈 앱

힙서비(힙한 서비스들의 비밀)이라는 멤버 1만 이상의 대형 커뮤니티에도 라운즈 앱이 힙한 서비스로 언급되기도 했다.

힙서비 내에서 소개된 라운즈 관련 내용


아직 미약하지만 내가 라운즈에 합류하고 처음으로 보는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참 고맙기도 하고 앞으로의 라운즈 브랜딩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타이틀로 돌아가 이 글의 결론을 맺는다면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리브랜딩이라는 것은 새로운 얼굴만을 만드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하고 그것에 맞는 새로운 인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떤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 바로 브랜드의 핵심경험이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가 리브랜딩을 고민하는 단계에 있다면 브랜드의 심벌과 로고를 바꾸려 하기 전에 우선 핵심경험을 먼저 정의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라운즈는 이런 과정을 통해 리브랜딩을 한걸음 한걸음 진행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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