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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Jun 01. 2023

라운즈는 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을까?

2023 라운즈 브랜딩 전략에 대한 긴 글입니다. 

2023년 5월 17일. 


라운즈는 애니메이션 방식의 신선한 브랜드 필름 티저 하나를 유튜브를 통해 릴리즈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w2cbyVd_g


이와 함께 이번 애니매이션 포스터도 공개했습니다.

단지 이 두 가지만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이번 라운즈 브랜딩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시작으로 라운즈의 2023 브랜딩 전략에 대해서 그 배경과 진행 과정 그리고 결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매우 긴 글 주의) 


그전에 우선 사전 배경과 이해를 돕기 위해 2021-2022년에 걸쳐서 진행된 라운즈 리브랜딩 전략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 콘텐츠로 대신합니다. 


위 링크의 내용을 정말 간단히만 언급하자면 라운즈는 브랜드 인지도가 없던 상태에서 '실시간 가상피팅'이라는 라운즈만의 기술력이 더해진 기능을 핵심경험으로 정의하고 작년까지 이것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위의 링크에 기재한 것과 같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라운즈는 다시 2023년 브랜딩 전략을 고민하게 됩니다. 


진행 배경 


라운즈의 브랜드 슬로건은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입니다. 그만큼 라운즈는 다른 아이웨어 커머스가 시도하지 않은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는데요. 이 슬로건에 맞게 작년 두 가지의 기능을 새롭게 선보입니다. 


그중 하나는 '안경원으로 배송' 서비스입니다.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도수렌즈는 반드시 안경원을 방문하여 안경사에게 맞춰야 합니다. 도수 렌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편으로는 매우 불편한 경험을 제공하죠. 온라인으로 내가 원하는 안경을 사도 다시 안경원으로 가야 하니깐 말이죠. 그래서 라운즈는 온라인에서 안경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라운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전국 700여 개의 이상의 안경원으로 구매한 렌즈를 직접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안경원으로 배송

또 하나는 '라운즈 미러'입니다. 라운즈 미러는 판교와 강남의 라운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현재 100여 개의 파트너 안경원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라운즈에서 자체 개발한 스마트 솔루션입니다. (아이패드에서 작동됩니다) 내가 방문한 안경원에 비치된 모든 안경을 쓰고 라운즈 미러 앞에 서면 해당 안경의 다양한 정보를 바로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내 얼굴형을 분석해서 다양한 안경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것에 대한 경험은 판교에 위치한 라운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만족스럽게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라운즈 미러 체험 영상

이렇듯 라운즈의 브랜드 슬로건과  맥을 함께 하는 라운즈만의 기술과 서비스가 '실시간 가상피팅'에서 '안경원으로 배송' 그리고 '라운즈 미러'로 확대된 것이죠. 이는 라운즈의 브랜드 미션인 '모든 지구인들이 안경을 사고 쓰는 일에 즐거운 경험을 만든다'와도 동일 선상에 있는 요소들입니다. 그래서 2023년에는 이런 라운즈만의 기능들을 실시간 가상피팅과 동시에 고객에게 인지시키고자 했습니다. 라운즈만의 차별화된 기능이자 경쟁력, 즉 라운즈만의 기술적 핵심 경험이니까요. 조금 더 정확히는 브랜드의 핵심경험을 세 가지로 확대하기보다 기존에는 '실시간 가상피팅'에 그것을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O2O 아이웨어 쇼핑 경험을 라운즈의 핵심 경험으로 설정한 것이죠. 그래서 2023년에는 2021-2022년에 걸쳐 대중에게 어필한 '실시간 가상피팅'이라는 브랜드 핵심 경험을 위와 같이 확장하기로 합니다. 


관심요소의 설정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전달할까입니다. 브랜딩에서는 무엇을 전달할지에 대한 WHAT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되게 고객에게 전달하는지 즉, HOW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사실 기술을 전달하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술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에요. "이래서 편하다, 새롭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그렇구나 정도이고 이 마저도 전달, 아니 인지가 쉽지 않습니다. 기술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대중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는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그 기술이 아이폰이나 Chat GPT처럼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대단한 기술 혹은 서비스가 아닌 이상 말이죠.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고객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수 있는 '관심요소'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 즉 타깃의 주목을 끌 수 있을 만한 무언가로 주목도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그 무엇 말이죠. 그 관심요소가 강력하다면 바이럴도 기대할 수 있겠죠. 


이것을 통해 브랜드의 인지는 물론 또렷한 브랜드만의 개성을 다시 한번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브랜드 슬로건의 일관성과 함께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의 새로운 대표성을 만들 수 있는 그 무언가 말이죠. 


이것을 위한 수없는 고민 끝에 라운즈는 브랜드 캐릭터 방식을 차용(?)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을 잘 활용한다면 위의 관심요소뿐 아니라 인지, 개성, 일관성과 대표성을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제가 브랜딩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차별성이듯 그 캐릭터 역시 분명 남들과 차별화된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단편적인 예시로 요즘은 캐릭터가 정말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카카오톡의 캐릭터를 시작으로 다양한 곳에서 자신만의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서 고객에게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려 하죠. 이런 방식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한다면 라운즈 역시 수많은 이들 중 하나일 겁니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니 이런 형태의 캐릭터는 반드시 지양해야 하는 방식이었죠. 그래서 기존의 캐릭터 공식(?)과는 다른 방향의 캐릭터를 구현해야 했죠. 물론 귀여운 캐릭터 방식이 라운즈의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리지도 않는다고 생각했고요. 

이런 방식은 절대 안 돼..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단지 캐릭터를 만들어서 적용하기보다는 이를 확장하여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이것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티프를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요즘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방식, 그 중에서도 특히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 '너의 이름을'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업계에서는 거두절미하고 잘 쓰지 않는 방식이죠. 그래서 레퍼런스도 흔하지 않고요. 라운즈는 더 나아가 그 방식을 단지 캐릭터 개발에 그치지 않고 몇몇 인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적용하여 남들과 다른 관심도와 흥미를 유발하려 했습니다. (이는 브랜드의 감성적 경험의 요소라 얘기할 수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의 한 장면. 이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메인 소재로 어떻게든 브랜드 캠페인화 하여 2023년 '한시적'으로 진행해 보기로 한 거죠. 이것을 라운즈만의 캐릭터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보다는 한시적인 활용이 브랜드 이미지를 단지 캐릭터에만 쏠리는 방향으로 고착되지도 않을 테니까요.  만약 반응이 기대보다 더 좋다면 그것을 다음 해에 더 확장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방식, 즉 남들이 기존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캐릭터를 설정하고 그들만의 스토리를 구성, 그 가운데 라운즈의 기능들을 자연스럽게 녹이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 필름 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방향과 스토리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이죠.  만약 자칫 기능 전달에 욕심을 많이 내면 내부에서는 만족할지 몰라도 애니메이션 필름을 보는 사람들의 흥미도는 다소 반감될 수 있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방식을 통한 타깃유저들의 관심도가 우선이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인지와 더불어 라운즈만의 개성과 차별성을 우선시했고 메시지(기능)의 전달은 그다음으로 두었습니다. 이것이 바뀌면 앞서 언급한 대로 소비자는 전자만큼 반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떤 전략과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었을까요? 


인물과 스토리의 구성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스토리였습니다. 어떤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설정하여야 라운즈가 알리고자 하는 기능들을 거부감 없이 전달하면서 전체적인 애니메이션을 완성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했죠. 즉 전체적인 이야기와 세계관을 우선 형성하였습니다. 


다양한 논의 끝에 4명의 등장인물을 설정하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스토리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우선 전체적인 스토리의 중심에는 이랑과 혜리라는 학생이 있습니다. 둘은 고등학생으로 이랑은 같은 반 혜리를 짝사랑합니다. 하지만 이랑은 어리숙한 성격 탓에 혜리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하죠. 쑥스러움이 많은 이랑에게 어느 날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갑자기 운동장 한가운데로 파란빛(라운즈의 브랜드 컬러)의 운석 같은 것이 떨어지는 모습을 발견하는 이랑. 그리고 그곳이 떨어진 자리에서 안경 케이스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이랑. 조심스럽게 방에서 안경케이스를 열어보고 그 안에 들어있는 파란색 안경을 써보는데.. 이때 라온이라는 인물이 나타나게 되고(마치 램프의 지니처럼) 라온은 이랑이 혜리의 마음에 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라온이 살던 미지의 세계에서 이미 지구로 넘어와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리가 등장하면서 이랑과 혜리, 라온과 유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용이죠. 이 가운데 라운즈만의 기술과 서비스인 '실시간 가상피팅', '안경원으로 배송', '라운즈 미러'가 자연스럽게 이들 간에 발생하는 사건에 매개체 역할을 하는 내용으로 전체적인 스토리의 큰 틀을 완성했습니다. 


캐릭터 이미지 설정 


어느 정도 스토리 설정이 완료된 상태에서 각 인물별 캐릭터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이랑은 앞서 언급된 성격처럼 다소 우유부단하고 순수한 아이로 묘사를 했고 혜리는 귀여우면서도 똑 부러지는 이미지로 묘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지의 곳에서 지구로 온 라온과 유리 역시 각각의 역할에 맞는 이미지로 설정하였습니다. 물론 각 인물 별 수 없이 많은 스케치와 시안들들 보는 과정이 있었고 이 중 가장 적합하다는 캐릭터로 최종 설정을 하게 됩니다. 


이랑 러프컷

 

이랑 캐릭터컷


혜리 캐릭터컷


좌로부터 라온, 이랑, 혜리, 유리

커뮤니케이션 전략 


그렇다면 이것을 활용하여 어떻게 효과적으로 그리고 이것을 보는 이들에게 라운즈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기능적 핵심 경험을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미 이 전략은 제 머릿속에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위에 언급한 콘셉트도, 스토리도, 캐릭터도 설정을 한 것이니 말이죠. 그것은 바로 한 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의 릴리즈 공식을 차용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실제로 장편 애니메이션이 극장에서 오픈한다고 생각해 보면요. 그전에 우리는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 그것에 호기심을 가질만한 여러 가지 방식(?)을 접합니다. 우선 어딘가에 포스터가 먼저 공개될 것입니다. 이미지를 통해서 이것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호기심을 우선 자아내는 것이죠. 그다음 단계는(혹은 동시에) 약 1분에서 1분 30초 정도 되는 혹은 그보다 더 짧은 티저가 유튜브 및 그 외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점점 더 자극하죠. 그 후에는 그 보다 조금 더 긴 트레일러(쉽게 얘기하면 메인 예고편 정도가 되겠네요)가 공개되고 그것을 통해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애니메이션 속 사건들 그리고 핵심 장면들을 우리는 알 수 있게 됩니다. 비록 그것이 실제적인 스토리 전개와 다르거나 혹은 시간의 흐름 상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이죠. 그것으로 애니메이션(영화도 같은 공식이죠)의 호기심은 점점 더 커지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본편의 개봉을 기다리죠. 그 와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만약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온라인 페이지가 있다면 그곳에 방문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 할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모든 티저와 트레일러는 물론 전체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들에 대한 소개 그리고 더 나아가 배경화면 다운로드 등 다양한 부가 요소들이 있을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개봉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지도 모릅니다. 


바로 이 방식을 차용하는 것이 이번 라운즈 브랜드 캠페인의 핵심 크리에이티브 전략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공식에 따라 캠페인을 준비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캠페인을 위해 제작해야 하는 아웃풋은 크게 아래와 같이 나눕니다. 


티저(teaser)

티저는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 그 안에 사건을 아주 짧게 보여주게 됩니다. 물론 중심은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따르지만 그 안에 사건을 구성하는 매개체를 세 가지로 분리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라운즈의 O2O 경험의 세 가지 축인 '실시간 가상피팅(온라인)' - '안경원으로 배송(O2O)' - '라운즈 미러(오프라인)'이죠. 그렇게 3가지 버전의 티저를 제작하게 됩니다. 각 티저의 분량은 1분 30초 내외로 구성했죠. 

티저 1 콘티 시안

트레일러(trailer)

트레일러는 전체적인 스토리에 더욱 중심을 둡니다. 위의 세 가지 경험에서 비롯된 사건들이 모두 노출되지만 이것 위주보다는 이 매개체를 통해 전체적인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떤 사건들이 주인공들에게 발생하는지에 중심을 두었습니다. 그들의 만남부터 사건의 전개 등을 기-승-전-결의 방식을 차용하여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이죠. 이것을 시간 순서로 돌리기보다는 조금 더 핵심 장면들 위주로 편집하여 브랜드와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로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트레일러는 티저보다 조금 더 긴 분량의 2분 30초 정도로 구성했습니다. 

트레일러 콘티 시안


포스터(Poster)

당연히 애니메이션 포스터도 필요했습니다. 포스터는 두 가지 용도로 제작을 하기로 했죠. 첫 번째는 애니메이션의 공식(?) 포스터 2종이고 또 다른 하나는 라운즈와 관계를 맺고 있는 전국의 700여 개 파트너 안경원에 붙일 수 있는 라운즈 파트너 안경원용 포스터입니다. 첫 번째의 목적이 이번 캠페인을 위해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는 대 고객용 포스터라면 두 번째는 캠페인 콘셉트를 적용하여 이곳이 바로 라운즈의 파트너 안경원이라는 것을 알리는 목적과 함께 라운즈와 파트너 안경원 간의 시너지, 그리고 전국의 파트너 안경원을 라운즈의 미디어로 활용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 포스터는 다른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이는 나중에 얘기토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포스터 콘셉트

캠페인 페이지(+개봉 이벤트)

개봉일(?) 애니메이션을 알리는 아카이빙 페이지 제작도 물론 필요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참고할 만한 사례가 없어 일본 애니메이션 페이지를 참고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티저와 트레일러는 물론이고 제작의도와 캐릭터 소개 그리고 제작진 및 스텝의 이름도 모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개봉을 콘셉트로 하니 말이죠. 이와 함께 론칭 이벤트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파트너 안경원용 포스터가 이 이벤트와 연결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벤트에 대한 얘기는 다음 기회에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캠페인 페이지에 많은 부분 참고가 된 도라에몽 페이지

배경음악(BGM)

티저를 포함한 모든 애니메이션에 사용되는 배경음악도 모두 자체 제작했습니다. 구입이 아닌 자체 제작을 진행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음악이 필요했습니다. 음원을 구입한다면 그 음악이 라운즈 외에도 여러 곳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그것은 공용의 음악입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라운즈만의 브랜딩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라운즈의 오프라인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에도 이것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음악 자체가 공간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겠죠. (일반적인 가요나 흔한 플레이리스트를 트는 것과는 확연히 다를 테니까요). 음악의 톤은 영상과 스토리를 감안할 때 감성적인 사운드의 음악보다는 오히려 스토리의 전개를 고조시킬 수 있는 사운드의 음악을 원했고 그것의 기준이 되는 음악 샘플을 ADOY(아도이)의 'DON'T STOP'으로 설정하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우연히 이 노래를 퇴근길 듣게 되었는데 이번 애니메이션 콘셉트 및 스토리와 너무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 음악을 샘플로 삼게 됩니다.)

티저 1의 러프컷 버전 (샘플 음악이 적용되었다)

본편 애니메이션? 

많은 분들이 우선 공개된 티저를 보고 애니메이션 본편은 언제 개봉하는지, 그것을 극장에서 개봉하는지 아니면 온라인으로 릴리스하는지, 아니 정말 개봉은 하는지를 여쭤보셨는데요. 이것은 우선 지금 단계에서는 살짝 비밀에 부치겠습니다.  


그 외 일관성을 위한 다양한 확장 

명확한 캠페인의 콘셉트와 결과물들이 있으면 이를 브랜드의 다양한 곳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입니다. 일 예로 앞서 언급한 라운즈의 강남과 판교 플래그쉽 스토어가 그중 하나이며 그 외 서비스 내 다양한 영역으로도 확장이 가능하죠. 이것을 확장하면 할수록 다양한 접점에서 고객들은 라운즈만의 일관된 이미지를 접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 거죠. (다양한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일종의 캐릭터 전략도 이와 비슷한 목적하에 진행되곤 합니다. 바로 일관성을 주는 것이죠)


이런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기준으로 라운즈의 브랜드 캠페인은 긴 제작 기간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것에 대한 논의 및 수정 작업을 반복하면서 점점 완성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 또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의 미션은 무엇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행 과정 중 다양한 에피소드를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티저와 포스터의 공개 


모든 영상들을 한 번에 오픈하는 방식이 아닌 우선 라운즈의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포스터와 한 티저를 5월 17일부터 순차적으로 라운즈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광고비용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오가닉으로 오픈했으며 이는 보는 이들에게 미리 호기심을 자아내는 역할을 하리라 생각했죠. 내부에 먼저 공개한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가상피팅을 중심으로 한 티저를 공개하고 안경원으로 배송, 그리고 라운즈 미러의 순으로 유튜브에 오픈하기 시작했습니다. 


ROUNZ |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 | 01 실시간 가상피팅 편

이 티저에서는 남주인공인 이랑이 처음 라온을 만나고 라온의 도움으로 유리의 관심을 받게 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라온의 도움은 바로 라운즈의 '실시간 가상피팅' 기능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w2cbyVd_g

티저 1. 실시간 가상피팅 편


ROUNZ |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 | 02 안경원으로 배송 편 

이랑과 혜리가 드디어 만나기로 한 날. 이들은 라운즈를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안경을 주문합니다. 이랑은 집으로 배송될 안경을 기다리며 초초해하지만 혜리는 안경원으로 바로 안경을 보내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안경원으로 배송'이 자연스럽게 노출되죠. 여기에서 라온이 온 세계에서 미리 지구로 와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리가 등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G6nJ2dG7mU

티저 2. 안경원으로 배송 편


ROUNZ |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 | 03 라운즈 미러 편

이랑과 혜리를 연결해 준 라온과 유리는 개기일식이 발생하는 날 그들이 온 세계로 다시 떠납니다. 이랑과 혜리는 그것을 알고 슬퍼하죠. 시간이 지나고 이랑과 혜리는 유리가 운영했던 안경원을 맡아 함께 운영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라운즈 미러'를 통해 떠나간 그들을 회상하죠. 그렇게 티저는 마무리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BJfHkoowsQ

티저 3. 라운즈 미러 편


그리고 캠페인용 포스터

2종의 캠페인용 포스터도 제작하여 공개했습니다. 마치 곧 공개되는 애니메이션 포스터처럼 제작하였으며 실제 오프라인에 붙이기보다는 온라인용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 포스터

트레일러의 공개 


앞서 티저를 선공개한 후 6월 1일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캠페인 페이지를 오픈했습니다. 트레일러는 앞서 티저들의 스토리를 시간 순이 아닌 사건 순으로 연결한 애니메이션으로 메인 캠페인 영상(이자 라운즈의 브랜드 필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중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트레일러를 보고 관심을 가진 유저들이 그것의 세부적인 내용인 티저를 보개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라운즈의 핵심 경험을 인지하게 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트레일러는 앞서 얘기한 대로 시간 순이 아닌 사건 순. 즉 장면 장면의 요소를 극대화여 기승전결의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의 목적은 핵심경험의 전달이 아닌 '관심과 흥미'이기 때문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C1MPnjxGJg

트레일러. 라운즈,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


캠페인 페이지의 오픈


이와 함께 본편 트레일러와 3개의 티저, 그리고 기획의도와 간략한 스토리, 캐릭터 설명등이 담긴 캠페인 페이지를 동시에 오픈했습니다. 


https://rounz.com/event_2023_brand.php

캠페인 페이지 스크린샷


전국의 파트너 안경원과 시너지  


이번 캠페인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진행 외 앞서 언급한 대로 얘기한 전국 700여 곳 이상의 라운즈 파트너 안경원들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파트너 안경원용 포스터를 따로 제작하였고요. 이것을 전국의 라운즈 파트너 안경원들에 배포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안경원마다 이 포스터가 붙여지게 됩니다. 당시 예상했던 수요보다 훨씬 많은 곳에서 이 캠페인에 동참 의사를 밣혀 포스터를 몇 번이나 추가 제작하는 일도 이 과정 중에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라운즈 파트너 안경원용 포스터 2종
실제 붙여진 모습


이렇게 전국 안경원에 붙여지는 것은 이들과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다는 것 외에도 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그것이 바로 캠페인과 함께 진행하게 되는 이벤트입니다. 이렇게 전국에 붙여진 라운즈 포스터를 발견한 분들이 이 사진을 찍어서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총 600명에게 추첨을 통해 총 1억원 상당의 경품(20만원 상당의 안경 포함)을 제공하는 것이죠. 또한 파트너 안경원에서 렌즈를 맞춘 모든 고객에게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2만 원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죠. 이것을 통해 파트너 안경원들의 동참을 더 끌어올릴 수 있고 자신의 안경원 홍보에도 그리고 결국 매출에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https://rounz.com/event_2023_poster.php

https://rounz.com/collection.php?collectionIndex=3454


그 외의 확장 


이번 캠페인은 캐릭터가 명확하여 온오프라인 서비스 내 다양한 곳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우선 판교와 강남에 위치한 라운즈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새롭게 래핑을 진행하였습니다. 

판교 플래그십 스토어 시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시안
판교 플래그십 스토어 디지털 영상 스크린샷


배송과 함께 동봉되는 라운즈 소개 리플릿에도 캠페인 소스가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리플릿 시안

온라인 자사몰과 라운즈앱 내에는 물론이고 자사 소셜 미디어, 브랜드 검색 그리고 앱스토어 내 다양한 영역 등으로 확장되었죠.

앱스토어 내 스크린샷
라운즈 공식 페이스북 
라운즈 공식 유튜브 채널

이번 캠페인을 위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음원, 즉 모든 티져와 트레일러에 사용된 배경 음악도 라운즈 강남 판교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매장 음악으로 활용되기도 하고요. (음원 파일 중 일부도 공유합니다. 모바일에서 클릭하면 바로 재생됩니다)


6월 1일 오픈 시점에 맞춰 기사도 릴리즈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1/0000749644?sid=105


앞으로의 미션 그리고 에피소드(?) 


이렇게 캠페인을 오픈했으니 이제는 이것을 잘 알리는 것이 관건이겠죠. 이것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말입니다. 이 캠페인은 2023년 내내 진행될 예정이고 라운즈라는 브랜드와 라운즈만의 핵심 경험을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브랜딩을 하는 사람으로서 한 가지 크게 아쉬운 점은 캠페인을 알릴 수 있는 비용이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히려 더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한 이유이기도 하죠. 남들과 비슷한 방식의 평범함은 아무리 많은 비용을 쓴다고 해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 기억되지 않을 테니까요. 브랜딩에서 차별성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 글의 제목처럼 라운즈가 애니메이션으로 브랜드 필름을 만든 이유죠) 차별화된 캠페인과 콘텐츠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이것을 알리는 숙제가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2023년 동안 아니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잘 알리는 것이 앞으로의 미션이 되겠습니다. 다르게 꾸준히 그리고 일관된 모습으로 말이죠. 



오랜 기간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일일이 모두 이 글을 통해 열거하기는 힘든데요. 몇가지만 얘기하자면 우선 제가 원하는 수준과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이 방식으로 제작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정말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을 수소문했죠. 그리고 다행히 이 캠페인 콘셉트에 크게 공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분을 만나 어렵게 제작 스튜디오와 컨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앞서 잠시 얘기했지만 캠페인 진행을 위한 예산이 중간에 여러 이유로 삭감되었습니다. 난감했죠. 그래서 선택을 해야 했는데 큰돈을 들여 대규모 광고를 하는 것은 일단 멈추고 그 예산을 콘텐츠 차별화에 집중하는 선택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잠시 제작이 홀딩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 오픈과 동시에 광고를 크게 집행하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라운즈만의 크리에티브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 거죠. 일단 강력한 소스가 있어야 나중에 광고를 하더라도 효과가 있을 테니까요. 


비록 대규모 온오프라인 광고를 시작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공개된 티저와 트레일러에 속에서는 그래도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담았습니다.  브랜드 필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좋은 점들이 이런 거라고 할까요? 애니메이션 내의 다양한 장소에 라운즈 로고와 심벌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빌딩 사인에도 옥외 미디어에도 트럭에도 버스에도 안경원에도. 현실에선 비용 문제로 불가한 모든 것들을 말이죠. 영상에서 이런 부분들을 찾아보시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쓰고 나니 영상 속 세상으로 한번 들어가 보고 싶네요. 


브랜드 필름 내 다양한 라운즈 심벌과 로고의 노출

이상으로 2023 라운즈 브랜딩 전략에 대해 공유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글이 많이 그리고 널리 공유되면 좋겠습니다. 이 치열했던 과정의 공유 역시도 브랜딩의 일환일 테니까요. 라운즈 브랜드 캠페인이 앞으로 좋은 결과 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것으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혹시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토록 하겠습니다. 단 제작비 관련 질문만은 제외입니다. 


글 초반에도 잠시 얘기했지만 티저가 공개되고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셨어요. 실제 애니메이션 본편이 나오는 거냐? 단편이냐 장펴이냐? 혹시 극장에서 개봉하는 거냐? 눈치 채신분도 계시겠지만 전략에서 얘기한 대로 이들의 스토리를 모두 담은 긴 분량의 본편 애니메이션은 없습니다. 개봉할 장편 애니메이션의 릴리즈 공식을 차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을 전개한 것입니다. 혹시나 본편을 기다리신 분들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혹시 아나요? 캠페인이 잘 안착되고 비록 오가닉이긴 하지만 나름의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 후속편 그리고 실제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지도요.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운즈 파이팅


마지막으로.

캠페인과 영상의 제목 "라운즈,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에서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은 라운즈의 공식 브랜드 슬로건을 의미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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