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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글 Mar 03. 2024

참을 수 없는 타인을 마주쳤을 때

참는 것이 최선일까요.

“아우. 이게 무슨 냄새야..”


버스 안의 사람들이 코를 틀어막으며 냄새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다. 나이 든 아저씨와 아주머니 한 분은 연신 크게 신경질을 내었다.


“이런 씨 X. 냄새 진짜 X 나게 나네.”


나이 든 아저씨 한 분은 멈추지 않고 욕을 했고, 극기야 내 옆에 손으로 코를 틀어막은 여성분에게도 오지랖을 펼치셨다.


“아가씨, 아가씨도 냄새나지? 코 막고 있어.”


버스 안의 누군가가 실수로 큰 일을 본 게 틀림없는 냄새였다. 기저귀를 찰만한 아기도 없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닐지도 몰랐다. 지병이 있어 대비를 했음에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오래전 노인 보호 시설에 갔을 때 기저귀를 착용하고 계시던 어르신들의 기억이 스쳤다.

 

“누가 똥 쌌네. 저 앞에 할마시가 쌌나.”


아저씨는 멈추지 않고 모욕적인 말을 뱉어 냈고, 나는 심기가 매우 불편해져, 아저씨가 한 마디 할 때마다 굳은 표정으로 아이컨텍을 시전 하며 생각했다. 저 무례한 아저씨를 그냥 무시하는 게 맞는 건가. 그게 아니라고 한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당사자에게 더 수치스러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아버지일 수도 있을 연장자에게 무례하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에 갈등하다 결국 나는 목적지에서 조용히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버스에 탔을 정도면 지극히 멀쩡한 정신으로 저 수치스러운 말들을 참아냈다는 것 아닌가. 아무렇지 않은 척 감당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마음이 쓰였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 아저씨 참 야박도 하시지. 잠시 참으면 지나갈 것을 그렇게 못 참을 일이던가요. 우리 모두 언젠가 다 나이 들 텐데, 그때 가서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컨트롤될지 어떻게 알고요? 그 시간을 복기하면서, 나 역시 참는 게 정말 최선이었을까. 생각한다. 아직도 정답을 모른다.


사람들이 타인에게 친절했으면 좋겠다. 실수는 누구나 한다. 의도치 않은  실수에는 조금 더 관대할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상처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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