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도록
한 나이많은 의사는 이렇게 애기했다. 일찍 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가장 후회하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나는 자기 자신으로 살아보지 못한 것이요, 나머지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사람의 외형적인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그 사람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그가 어떤 것도 겁내하지 않고 자기다움을 뿜어내고 있을 때라는 생각이 든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50년대를 주름잡던 록큰롤의 제왕이었다. 60년대를 지나며 그는 할리우드 음악 영화에 이미지를 소진하게 된다. 그는 앤디워홀이 찍어낸 그림처럼 여러 번 복제되어, 하나의 상표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를 알았지만 진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68년 그 유명한 컴백쇼를 하게 된다.
다시 음악을 중심에 두고 싶었던 그에게 있어 이는 기회였다. 그러나 크나큰 기대와 열정은 불안과 두려움이라는 그림자를 늘 안고 다닌다. 쇼를 앞두고 엘비스 프레슬리는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긴장한다. NBC의 관계자는 공연이 잘 되지 않으면 ‘테이프가 망가졌다’라는 핑계로 쇼를 멈추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무대에 올랐고 컴백쇼는 전설의 공연이 되었다. 그는 정확히 하고 싶은 것을 했고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가 느끼는 감정은 솔직했고, 강력했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연의 에너지는 살아있다.
나는 그처럼 로큰롤의 제왕은 아니다. 뽐낼 무언가도 없다. 하지만 풀꽃에도 자기 얼굴이 있듯 나도 나다움이라는 것이 있고 내 움직임란 것이 있다. 내 인생도 그의 컴백쇼 무대와 같은 순간들이 있었으면 한다. 조금 두렵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가지런히 거북이처럼 하다보면 적어도 인생의 방향에 대한 후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지는 순간도 있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대부분 맞지 않는 기어들을 어떻게든 돌려가며 일을 진행시켜가야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과 환경이 내게 원하는 것들은 항상 같을 수는 없는 법. 그 안에서 가끔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잃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치기도 한다.
엄마가 되다보니 전방위에서 어떤 이벤트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5분 대기조가 된다. 나 자신을 챙기고 표현하는 것이 어떨 때에는 아이에게 해가 되는 것은 아닌가 자책하게 될 때도 있다. 내 것을 반드시 포기해야 할 때도 온다. 그러나 잊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도 조금씩은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한바닥 가까이 글을 쓰다보니 결국 이 모든 글자들은 나를 위한 토닥임이 아닐까 싶다. 두려워하지 말자. 느리지만 계속 하자. 계속 쓰자. 계속 찍자. 계속 가자.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말고, 거북이처럼. 그래도 계속. 가보자. 후회하지 않도록.
Elvis Presley - Baby, What You Want Me To Do (Alternate Cut) ('68 Comeback Spe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