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시간은 여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때로는 지나고 나서 그것이 마지막인 줄 안다. 그러나 어떤 때에는 감사하게도 내가 누리는 것들이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된다. 요사이 아이를 보면 그렇다.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보통 이 시기 휴직을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덕분에 아이는 살뜰한 보살핌을 받지는 못했다. 보통 8월 말이면 개학을 해 나도 학교에 복귀를 한다. 그러나 학교 보수공사로 9월 중순으로 개학이 미뤄지는 바람에 나는 아이의 등교를 조금 더 세세히 챙겨 줄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뭐든 기간 한정이 있어야 소중함을 아는 걸까. 아이의 모든 것을 챙기는 이 시간이 참으로 감사하고 달콤하다. 한동안 아침을 거부해 시리얼이나 빵 중에서 아침을 선택해 먹던 아이가 요사이 밥을 먹고 학교에 간다. 개학을 하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등굣길을 함께했다. 하교 후 돌봄 교실에 있는 아이를 부리나케 뛰어가 데리고 나온 후 학원에 아이를 보내고, 숙제를 봐주고 저녁을 해 먹이고 도서관을 가고 책을 읽어주고 목욕 혼자 하는 방법을 가르치고…때론 힘들고 끝없이 느껴지지만 행복하다. 이제 곧 나도 개학을 하게 되면 아이와 부대끼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이 아이와 나에게는 얼마나 소중한지.
지난 휴일 폭염에 놀이동산에서 아빠와 실컷 바이킹을 타고 내려온 아이가 나에게 뛰어와 안길 때에도 참 행복했다. 누군가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하고 늘 찾아 준다는 것이 얼마나 달콤하고 감사한 일인가.
하지만 이 시기도 조만간은 다른 형태의 사랑과 표현으로 바뀌어 갈 것임을 알고 있다. 등굣길에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도 교문이 가까워오면 머쓱한지 “엄마 이제 가.” 하고 걸어가버리는 아이. 이제까진 없던 모습이다. 나에게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힘들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대견하기도 하고 조금은 섭섭한 마음도 든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크지 않았던가.
요사이 더욱 자주 아이의 모습들을 타임캡슐을 만들듯 영상으로 찍어둔다. 아이와 뺨을 비비고 팔베개를 하고 눕고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이 시간들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더욱 소중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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