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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목요연

마음이 편하다

by 라이크수니

지난주 일정이 있어서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위에 지어진 휴게소였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밥을 먹으면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볼 수 있다. 휴게소에 맛집도 많았고 스타벅스와 다양한 먹거리들이 들어와 있었다. 주차장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가 되어있었다. 주차장이 여러 갈래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나 있었고 각 차들은 서로 마주 보며 주차를 하게 되어있었다.






마주보며 주차된 차들 사이로 핑크 바닥으로 칠한 부분이 있었다. 언뜻 레드카펫을 쭉 펼쳐놓은 기분도 들었다. 불안이 많은 나는 차 뒤로 지나다닐 때면 차가 후진하다 나를 못 보면 어쩌지? 하는 불안들이 있었다. 가만히 주차장을 바라보니 마음이 너무 편했다. 줄 맞춰 같은 방향으로 주차된 차들을 보니 말이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나에겐 너무나도 마음이 편안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다.



어릴 적 책상정리를 할 때면 삐뚤빼뚤 하게 꽂혀있는 책들을 가만히 보다가 크기별로 분류해서 정리하고는 보기 좋아했던 내 모습이 생각이 난다. 완벽주의로 살아보니 가끔은 내가 너무 피곤해지는 경우들이 많았어서 결혼 후에는 완벽주의를 꽤 버리긴 했다.




완벽히 치우려 노력했고, 뭐든 완벽하려 했었다. 그 덕에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완벽하지 않았던 신랑을 만났으니 청소나 정리가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애초에 청소나 정리는 내가 도 맡아 하긴 했다. 아이를 키우며 너무 힘들어서 완벽주의는 좀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난 일목요연한 것들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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