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내 사랑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지금 그리고 여기...

by 고대윤


나의 첫사랑은

비가 좋다고 했다.


여고 시절이었던가,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이 좋아서

비오는 날

음반 가게 앞에서

교복이 젖는 줄도 모르고

그 노래를 몇 번을 들었다고 하던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던 스무 살 촌놈은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좋아하면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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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고

모든 것이 변해버린 어느 11월의 오후

싸늘하게 떨어지는 비를 보며


'이제 더 이상 내 사랑에 비는 내리지 않는다.'


혼자 중얼거린다.


나의 모든 것이라 믿었던

소중한 그 어떤 것들도

그렇게 다 변하고, 지워지고

그래서

내 안에서 작게 부서져서 다 사라져간다.


지금, 여기 그리고 나...


대전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