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록
한 때, 대체휴일까지 이어지는 길고긴 추석 연휴를 기다린 적이 있었다. 나는 어느 곳에도 가지 않지만
어디로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속과 함께 얼굴에 피워진 웃음꽃이 나는 부러웠다.
며칠 동안 몸이 괴로웠다가 조금 나아진 오늘, 괴로움을 잊어버리려 잠깐 길을 나섰다.
문득,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예전보다 훨씬 덜 설레여보인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
2021년의 추석은 Covid-19로 인해 아직 시작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영원히 시작되지 않을 수도 있거나.
영원히 시작되지 못한 채 끝나지 않을 수도 있거나,
누구가의 기억 속에 영영 자리잡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입안이 씁쓸해졌다.
202-09-19
글/사진 고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