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을수록 달콤한 휴일

솜사탕처럼 달콤한 휴일에 대하여.

by 고대윤

원래 일주일은 Sunday, Monday... Saturday.

그러니까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듯이 휴일이 제일 마지막이 아니라, 휴일은 일주일에 제일 처음에 있었다는 것. 결국, 한주를 뱅뱅 돌고 일요일을 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쉬고 한 주를 열심히 일한 다음, 다시 한 주의 시작을 알리는 일요일을 맞이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것이 참 별 것이 아닌 차이처럼 들리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과연 알까.


한 주의 마지막에 맞는 일요일은 왠지 휴식의 느낌을 더 강하게 풍긴다. 반면, 시작에 일요일이 있다면 다음 한 주를 버텨내기 위한 다짐 같은 느낌을 더 강하게 풍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그렇다.


휴일, 우리는 매일을 꿈꾼다.

휴일이 가장 마지막에 있다고 지금까지 믿었던 우리는 휴식에는 특별한 것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가령, 외출이나 데이트 혹은 조금 멀게 이야기하자면 여행까지. 자비로운 휴식의 시간 앞에 우리는 그 은혜로운 축복의 무게를 어기기에는 인간의 의지는 나약하다.


당연히 우리는 인생을 즐겨야 한다. 즐기기 위해 사는 인생이다. 예전처럼 교회나 성당을 자신이 가진 제일 예쁘고 깨끗한 옷으로 감싸고 예배를 보고 돌아오는 사람은 무엇인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되었던 광란(??)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라면 오히려 더 믿을만하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휴일은 정신건강을 위해서 어디론가 움직이는 것이 어울리는 것 같다. 그래서 아주 가까운 동네 마실이라도 다녀오는 것이리라. 그 이상의 거리를 움직인 사람들은 물론 힘들겠지만, 그 역시 다음 한 주를 살아가는데 충분한 스위트한 기분으로 바탕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누군가는 바다에 낚시를 드리우고, 또 다른 누군가들은 매일 드리우던 낚싯대를 걷고 망중한을 즐긴다. 잠깐 자신의 바탕을 이루던 공간을 떠나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늘이 있는 것을 보기가 힘들다.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그 미소를 나는 여기저기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이 미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을 전염시키는 힘도 갖고 있는데, 가치로 환산하기는 적지 않아 곤란하다.


길을 떠났던 사람들은 다시 돌아와야 하는 시간에도 여운은 계속된다. '내가 오늘 무엇을 했어!!'라는 나를 만족시키는 확고함보다는 나른하고 조금은 힘을 놓게 되며 슬며시 미소 짓는 여유로움이다.


이 여유로움은 다시 일주일 뒤를 부른다. 한 주의 시작이었던, 마지막이었던 휴일은 그렇게 마무리되기를 원하고, 사람들 역시 그런 휴일을 기다린다. 늘 해왔던 여가의 반복이어도, 다른 여가의 시작이라도 모두가 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가져올 수 있는 시간이다.


휴일의 맛은 솜사탕 같다. 한껏 부풀어 오른 솜사탕을 바라보면 그 풍성함과 달콤함에 한 껏 가슴이 들뜬다. 그리고 조금씩 그 달콤함을 입속에서 살살 녹이는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조금씩 그 달콤함이 사라진닥 하더라도 미련은 없다. 막대기에 솜사탕이 하나도 붙어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솜사탕의 달콤함을 욕하지 않는다.


그저 다음에 맞이하게 될 솜사탕의 달콤함을 상상하며 만족할 뿐이다.


휴일은 솜사탕과 비스하다. 비록 어느 날은 살아가는 맛이 너무도 쓰게 느껴질 정도로 안타까운 휴일이 있을 수도 있다. 휴일이라고 마음껏 휴일을 즐길 시간이라고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지금 솜사탕 기계에서는 당신의 달콤함을 책임질 솜사탕을 만들고 있다.


당신의 다음 휴일에는 그 어떤 솜사탕보다 달콤한 솜사탕이 산처럼 부풀어있을 것이다.


2023-04-25


Written by H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