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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Jun 24. 2023

오마카세 주세요.

아직도 모르는 부자들의 세계

"오마카세"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이며 대접받을 메뉴의 종류 및 그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모두 맡기는 형식의 선택지를 말한다. 주방장 특선, 추천 요리 등의 의미다.

 출처. 나무위키




어려운 이야기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초밥"도 어려운 내게 "오마카세"는 영원히 몰랐으면 하는 세계다.

왜냐면, 나는 일식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날생선으로 만든 많은 요리를 조금 거부하는 측면이 있기에 특히 더 그렇하다.


"없어서 못 먹지!!"로 대변되는 일본 요리에 대한 타인들의 인상에 미간을 찌푸리는 것으로 나의 취향을 나타내고는 하는 내게 새로운 문명이 하나 더 나타난 것이다. 이름도 어려운 "오마카세"


일본어라고는 "스미마셍",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정도밖에 모르는 내게 "오마카세"는 이름부터도 어렵고 생소하기는 더 생소한 단어다.


그런데, 이렇게 생소한 단어가 나 모르는 대한민국의 어느 땅에서는 평범한 일상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적어도 어른이라면 이 "단어" 정도는 들어봤어야 하는데, 나는 이 "단어"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정의를 알고 나서 내가 처음으로 내뱉은 한 마디는 "지랄하네."였다.




"오마카세"의 뜻이 셰프에게 맡기다는 뜻이란다. 여기까지는 내가 이해를 한다. 주방장이 원래 요리를 담당하는 사람이니 당연지사다. 하지만, 메뉴 및 요리 방식까지 셰프에게 맡긴다라니, 아니 내 돈 내고 음식 먹으러 왔으면서 내가 가진 권리를 애써 비싼 돈 내가면서 다시 남에게 넘기는 것은 무슨 뜻이람.


결국, 내 돈 내고 맛있게 즐기러 가서 셰프라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을 추천해도 꾸역꾸역 먹어야 한다는 뜻과 동일한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더더구나 이해가 안 간다. 


가격도 놀랍다. 아주 저렴하고 평범한 곳에서 하는 가격이 10만 원 대, 삼겹살을 먹으면 몇 날 며칠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나만의 서민적 취향이니 뒤에서만 험담을 해주시도록) 이 비싼 가격의 코스 요리를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그 이상 가는 사람들의 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인별그램"이라든가 각종 SNS에서 유독 많이 보이는 것이 #호캉스, #오마카세, #골프 등의 단어이다. 물론, 그 정도의 사람이라면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부를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다지 여유롭게 살지 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쓸데 있으면 쓰고, 꼭 필요한 것 있으면 사고,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먹고살았는데, 난 가만히 보면 음식이나 그 외의 것으로 보면 경제적 하층민에 속한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인가, "오마카세"와 "호캉스"를 쉬이 입에 오를 만큼 부유해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단 한 번도 그 단어들을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있다. 갈수록 점차 벌어지는 경제적 격차가 과연 정직한 소득에서부터 차이가 있는 것인가, 혹은 자기 과시용에서부터 벌어지는 격차인가, 이제는 둘을 구분하기가 힘들어졌다.


나 역시 그렇다. 나는 아직 예비 수의사이기에 경제적 능력이 최고로 떨어져 있을 때라서 더 그렇지만, 돈을 벌어도 왠지 갈 수 없을 것 같은 곳이 그곳이다.




나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어쩌면, 나도 진짜 음식에 하나도 손을 대지 못할지라도.

"오마카세 주세요!!!!!"라고 외칠 날이 올까.

아직도 내게는 너무 멀게 느껴지는 단어다.


2023년 6월 24일


Written by HARU


그런데 "미슐랭"은 또 뭐람?? 음식이 뭐가 이리 복잡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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