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그리고 나, 소통
동물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사람을 좋아하느냐, 또 그것도 아니다. 자신과 자신과 관련된 존재들을 제외하고는 다 귀찮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하고는 이야기하기가 뭔가 빡빡하다. 융통성이 없고 그래서인지 대화의 깊이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내가 겪은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의 특징이다.
동물을 좋아한다고 모든 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동물은 정해져 있어서 그 동물들에게 빠져사는 분들도 있다. 내 수의대 동기 녀석 중에는 파충류를 좋아하는 녀석도 있었다. 그런 녀석들은 크게 될 녀석들이다. 아마도...
나는 강아지는 참 좋아하고 지금도 사랑하며 사족을 못쓴다. 내 반려견이든지 아니면 타인의 반려견이든지 껴안고 어야 둥둥이다. 녀석들만큼 나를 세상에서 웃게 해주는 존재들도 없다. 이 녀석들은 신이 인간에게 준 보물이 아닐까 싶다.
반면 고양이는 어려워했다. 싫어하는 것이 아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고 하면 되려나. 고양이를 원래부터 어려워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녀석들도 너무 예뻐해서 지나가는 길고양이만 봐도 쓰다듬고 했는데, 어느 날, 한 녀석에게 따귀를 맞듯 핥퀴고 나서 그다음부터는 경계심이 생겼다.
우리 둘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가방에서 간식을 꺼내는 순간 녀석은 흠칫 놀라더니 그 자리에서 나를 향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간식을 주자 녀석은 순간의 경계를 풀더니 간식을 먹기 시작했다. 나는 그 틈을 타서 녀석의 머리를 쓰담쓰담하며 나의 욕심을 채웠다. 간식을 다 먹은 후, 녀석은 나를 조용히 응시하더니 그 어딘가 녀석의 공간으로 사라져 버렸다.
녀석은 처음부터 내 가방에 의심을 품고 가방 쪽을 거닐었다. 분명 이곳을 건드리면 뭔가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 결과, 녀석은 간식 한 개를 날름 받아먹을 수 있었다. 난감한 것은 간식을 먹고도 가지 않고 버티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내 가방에서 고기 말린 간식 하나를 더 얻어먹고 도망가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녀석은 요염하게 내 앞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야옹"소리 한 번을 낸 후, 그대로 내 앞에서 드러누워 버렸다. 나는 녀석의 머리를 등을 배를 연신 쓰다듬으면서 나의 욕심을 한 껏 채웠다. 이 녀석이 나를 간택한 것일까.
그렇다면 내가 이 녀석을 데려다가 키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오고 갈 무렵에 길 옆의 가게의 사장님께서 이 골목에서 잘 키우고 있으니 마음 편히 가시라는 말에, 아쉬움을 떨치고 온 녀석.
신기하게도 거리에서 만나는 동물들, 녀석이 강아지가 되었든, 아니면 고양이가 되었든.
녀석들을 쓰다듬고 한 동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면 녀석들의 존재보다 더 큰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녀석들은 나와 세상을 연결해 주는 메신저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나 할까. 녀석들은 메신저 역할을 하기에 훌륭하다. 보드라운 털은 내가 접속을 시도하게 만들고, 녀석들의 따스한 체온은 내가 마음을 놓게 만든다. 그 어떤 존재들도 이보다 더 훌륭한 메신저는 없다.
녀석들에게 간식을 준다. 맛있게 먹으며 연신 내 쓰다듬질에도 반응하는 녀석들이 좋다. 나는 사진을 찍어 녀석들과의 기억을 저장하고, 녀석들과 함께 행복했던 시간을 음미한다. 그렇다 보면 다른 존재들과 함께 하고 싶어지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다.
나와 세상을 그렇게 소통을 한다.
녀석들과의 소통 속에 나는 또 세상 속으로 더 깊이깊이 빠져들어간다.
2023, 08,01
Photo, Written by H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