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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Aug 10. 2023

반복되는 여름날

1. 여름은 한결같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더 이상 떠내려 갈 무엇이 없을 때까지 퍼붓다가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힐 듯이 우리 머리 위를 뜨겁게 덮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 바람이 불어 세상을 쓰러뜨리고 많은 것들을 쓰러뜨렸습니다. 저는 요즘 비가 오는 날에는 빗소리를, 매미 우는 날에는 매미소리에 맞춰 또각또각 시간이 가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이 더위가 끝나고, 이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또 다른 한 해의 여름이 다가왔을 무렵이면, 저는 다시 현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살 수 있을까요.

2. 농구를 해본 벅이 있으십니까. 들어갈 듯, 잘 들어가지 않는...

그래서 더 안달이 나는 운동.


여름날 오후, 여름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농구하는 형제를 응시했습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농구공을 골대를 향해서 던졌습니다. 때로는 들어가고, 때로는 튕겨져 나옵니다.


공을 던지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면 당신은 공을 계속해서 던지시겠습니까. 

만약, 당신이 꼭 공을 던져야 되는 운명이라면, 난 당신을 위해서 기도를 하겠습니다.


당신의 마음이 조금은 덜 다치도록, 적어도 당신의 골은 다른 골보가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다고.


3. 길을 잠시 나선 날, 오디오에서 "친구에게"라는 노래가 나왔습니다.

갑자기, 몇 십 년 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리고 미안해졌습니다.

눈물이 나와버려서 한 참을 차를 멈추고 울었습니다.


친구들, 잘 지내나요.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2023-08-10


PHOTO/Written By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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