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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윤 May 30. 2020

저는 현대차를 탑니다.

말 좀 곱게 하면 안되나요.

남자라면 좋아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원래 자동차를 가장 좋아했었다. 그래서 다른 것보다 조금 여유가 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자동차로 항상 바꾸고 싶어했다.

나의 첫 차는 2002년도 쌍용자동차에서 "대한민국1%"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출시한 SUV였다. 지금 기억하면 참 사악한 가격에 좋지도 않은 성능이었지만, 내 나이에 그 정도의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당시 같은 자동차 동호회 모임에 나가면 거의 나이가 제일 어리거나 아니면 밑에서 두 세번째 정도였으니까, 나는 나이에 비해 꽤 좋은 차를 타고 다닌 셈이다.


그 다음에 잠시 탄 차는 삼성 자동차에서 나온 "SM5" 모델의 "525V"였다. 2500cc에 6기통의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로, 처음에는 정숙성에 놀랐고, 나중에는 자동차의 밸런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다만, 그 모델의 특징은 브레이크파트의 성능이 약하여, 급제동을 할 때 밀리는 현상이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께서 한 참 타고 다니실 때, 급하게 끼어들어오는 트럭을 피하지 못하고 급제동시 트럭을 뒤에서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 녀석은 끝내 폐차를 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표현은 "그 녀석이 나를 살리고 대신 죽었다."라고 할만큼, 녀석은 나름 튼튼한 차체로 "어머니"께서 작은 부상 하나 입지 않도록 보호해주고 떠났다.




그 뒤에도 나는 여러 자동차를 경험했다. 다시 "르노 삼성"에서 나왔던 "SM7"의 "2.3 6기통 엔진 모델"과 "3.5 모델"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달리는 맛을 조금씩 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3.5 모델"을 탈때는 꽤 많은 튜닝을 해서 차값만큼 튜닝 비에 돈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새벽 고속도로에서 시속 "X60km"를 넘나들며 질주하는 그 쾌감은 오직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그 외에도 현대의 "그렌져 XG"를 타보기도 했고, 어머니의 "뉴 오피러스"를 타보기도 했으며, 현재는 반일 감정으로 좋지는 않지만 "렉서스"를 한 참 타고 다니기도 했다.(아버지가 타시다가 물려주셨지...) 내가 "렉서스"를 타고 다닐 때는 아버지는 현대 "에쿠스"와 독일 차를 타셨으니까, 나는 각 나라, 대부분 메이커의 차들은 많이 경험했다고 나름 말할 수 있겠다.


돈 많은 지인이 있어서 흔히 말하는 슈퍼카로 불리는 "아우디 R8"이나 "BMW M3"의 조수석에도 동승해봤고,

자동차의 거의 끝판왕이라고 하는 "페라리"에도 잠시 동승했다가 너무 빠른 가속력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기쁨과 무서움의 눈물...)




블로그에서 우연히 알게 된 한 친구가 있었는데, 나보다 두어살 어린 녀석이었다.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데 정확하게는 뭐하는 지는 모르겠고, 녀석은 한 때 "GM의 크루즈 2.0 5door" 디젤 모델을 타고 다녔다.

그 때가 한 참 디젤 승용차에 대한 호기심과 인기가 올라 갈 때였기에 사람들도 점점 더 디젤 모델의 승용차를 구입할 때였다. 그런데, 이 친구는 성격이 너무 외곬수인 것인지, 아니면 배타적인 것인지 "GM(현재는 쉐보레)"의 자동차가 아니면, 전부 다 싸잡아서 비판을 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 친구가 인정하는 자동차 회사는 독일의 3사와 "쉐보레" 오직 이 4회사만이 전부였다. 그리고 심지어는 "현대자동차"를 "달리는 관짝"이라고 표현할 만큼 거칠게 욕을 하기도 하고,우습게 알기도 해서, 점점 더 그 친구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 당시, 어머니가 타시던 차가 "뉴 오피러스"였기에.(내 부모님이 타시는 차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괜히 기분이 나빴고, 본인 부모님의 자동차는 훨씬 오래된 소나타였음에도...)


그 친구는 원룸이나 다가구 주택에 살면서 수입차를 타는 흔히 말하는 "카푸어"들을 경멸했으면 거칠게 비판과 함께 욕설까지 해댔다. 그 친구의 인성에 대해서는 어떤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내가 감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넘어가기로 하고, 작년 그 친구가 새 차를 샀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년 겨울, 연말에 보통 있는 수입차 프로모션 때, 끝내 그는 그토록 원하는 독일차 "폭스바겐"의 "아테온"이라는 경유 승용차를 구입했다고 한다. 그래도 자신이 원하던 독일 차를 샀으니 원은 없으리라.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그도 지금 "원룸"에 산다. 그가 그토록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에 살면서 수입차를 모는 "카푸어"들을 비판하고 욕할 때는 언제이고, 지금은 또 자신이 그렇게 산다. 나는 오히려 우리 집의 경제 상황이 조금 않좋아졌다. 작년 동생의 사고와 병원비 등으로 현금이 거의 1억 가까이 들어야만 했고, 아버지의 독일 차가 큰 사고가 나서(다행히 아버지는 하나도 안 다치셨고...) 녀석을 폐차시키고, 도저히 살 맛이 안난다는 아버지께 나의 "렉서스"를 다시 드려서 아버지께서 타고 다니신다. 어머니는 여전히 차에 관심이 없으셔서 "뉴 오피러스"를 타고 다니시고, 나는 원래 동생이 타고 다니던 "그렌져 HG" 모델을 대신 타고 다닌다.

(동생은 아직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또 수술을 해야할 지도 모른다.)


"현대차"가 아무리 좋아졌다 한들, 솔직히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의 자동차보다는 아직 품질 면에는 멀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차 참 좋아졌네...'라는 생각이 들만큼 좋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같은 가격에 놓고 국산차 대형차를 구매할 것인가, 아니면 수입 준중형을 구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면, 이 선택은 정말 행복하면서 눈물이 날만큼의 어려운 고민이 될 듯 하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동차의 품질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서로 대화를 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때, 조금 순화하거나 혹은 자신의 주장을 살짝 다듬어서 하면 안 될까...라는 것이다.

"현대차를 타는 새X는 자선사업가, 병X, 돈주고 관에 들어가는 XXXXX..."등등의 욕설이 난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회사 이 외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다 자신보다 생각이 짧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그를 보면서, 내 자신도 부끄러워졌다. 이제 그는 그토록 좋아하는 독일차를 구입했으니 아마 다른 사람들 특히 "현대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아예 인간 취급도 하지 않겠지...

그치만, 그보다 훨씬 부유한 사람도 "현대 자동차"를 타는 사람이 있다. 그들을 보며 과연 그들이 "그"보다 재산이 없고, 아는 것이 없으며, 삶에 애착이 없어서...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현재 타고 다니는 현대 그랜져 HG, 정차 중 해지는 하늘을 찍어봤다.


나는 요즘 "현대자동차"를 타고 다닌다. 거기에 더불어 "LPG 가스 자동차"이다.

나는 "장애인"이기에 오래 전에도 "가스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었기에, "가스 자동차"를 구매해서 가족들이 함께 필요할 때마다 타고 다녔다. 현재의 "그렌져 HG" 승용차에 만족할 수 있냐고 물으면,

'어떤 면에서는 만족, 어떤 면에서는 불만족'이다.

주유비 걱정할 필요없이 어디든 다닐 수 있고, 그래도 편의 장비도 많고, 넓은 파노라마 루프 등 내가 원하는 것을 갖췄으니 만족하지만, 한 켠으로는 빨리 주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하체와 차체는 불만족...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애써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집"보다 정 "차"가 좋으면 무리를 해서 "차"를 구입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다만, 그 것이 인생에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나는 이제 "차"보다 내가 앞으로 개원해야 할 "병원"의 "위치"와 "규모"에 대한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한 동안은 내가 원하는 자동차와는 거리가 멀어질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갖기에는, 내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2020-05-30


글, 사진 HARU


한 때, 경제적 상황이 안 좋은데 정말 차가 필요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내가 구입한 자동차는 1997년에

출시된 "레간자"라는 승용차, 한 때는 이 차가 내 드림카이기도 했기에, 나는 주저 없이 이 차를 구입해서 타고 다녔다(출시된 지 10년도 넘었고, 곳곳에 녹까지 피어나는...). 나는 이 차를 타면서 돈주고 살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했다. 내 차를 추월하면서 욕을 하는 사람, 심지어는 죽으라고 외치는 사람, 혹은 예전에 갔던 카페인데 주차할 때, 달라지는 주차요원의 태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주시는 분의 언행을 비롯해서 당시에 만나던 여자친구의 돌변한 태도까지...많은 것들이 참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고 생각을 하게 해주더라. 사람이 왜 밖으로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모든 것이 다 곳에 어우러진 참 씁쓸한 입맛이었다.

현재, 타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잘 가고, 잘 서고, 유지비 적게 들고, 그렇면 최고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얼마 전,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이탈리아 자동차를 한 대 더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약이 오르면 내가 잘못된 것일까...아직도 수양이 부족한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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