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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처럼 바람처럼 Apr 19. 2018

내가 말해줄게요

강주은의 소통법 / 강주은 지음 / 미메시스

제 바람은 상대가 나와 잠깐이라도 만나고 돌아설 때 '아, 느낌이 좋았다'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결혼 3년 차 남편과의 관계, 소통에 힘들었던 시기. 친한 언니가 조곤조곤 조언을 해주는 듯했다.

날 스친 사람, 함께 하는 사람들과 이런 마음가짐으로 소통하고 싶게 만들어 주었다.



부모님은 제게 사랑을 주셨어요. 이 남자는 저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줬어요. p308


    최민수는 강주은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부럽다. 이 여자.

책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관찰하고, 분석하고, 인내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스스로 가꾸고 일구어 낸 지혜로운 여자다.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모든 관계를 통틀어 내 바닥을 가장 많이 보인 사람이 남편이란 점을 생각해봤다.

그 이유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기도 했지만, 강주은의 소통법에 따르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여럿 했다.

같이 소리지르기, 욕하기, 손에 들고 있는 것 던지기 같은 집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기억나지 않는 어릴 적을 제외하고) 행동을 한 적이 있다. 화를 참기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유치한 행동들을 차 안에서,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했다.


화가 나는 순간이 되면 그 화에 대해 생각해봐요. 내 욕심 때문인가? 자존심 때문인가?
뭐 때문에 지금 화가 나지? 항상 나를 체크하고 제 감정을 논리적으로 분석해 봐요. p299
감정을 빼는 연습을 해요. 남편이 소리를 지른다 해도 저는 절대로 소리를 지르지 않아요. 그런 행동에 1백 퍼센트 예상되는 반응을 하면 안 돼요. 극복해야 하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참고 지나가면 이런 기분을 느껴요. "내가 또 올바른 선택을 했구나" p258


그렇다고 절대 혼자 삭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화병의 근원은 무조건 참아서였다. 현명한 작가는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적절한 타이밍을 살핀다. 언젠가는 상대에게 가 닿도록,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말하려고 노력한다. 인간은 누구나 지적과 충고에 배타적이기 때문에 배려가 담긴 언어가 필요하다. 니체도 그랬다. 누군가에게 충고를 하기 위해서는 섬세한 기예가 필요하다고.


어쩔 수 없이 안 바뀌는 부분들은 있어요. 그래도 남편이 제 입장을 알고 있는 게 중요하죠. p272
섭섭하다는 말을 그 순간에 하면 안 돼요.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심지어는 상대가 여기저기 부딪치며 상처를 입는 것까지 보며 기다려야 해요. 그 사람에게 그 메시지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저는 하고 싶었던 그 한마디를 해요. p255



   연애가 장기화되기 시작하면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바뀌었다. 하이힐보다 단화나 운동화를 신었다. 화장 안 한 얼굴이 이쁘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노메이크업으로 활보했다. 결혼 후 집에 있을 때는 잠옷과 한 몸이 되어 지냈다. 부정적 감정을 그대로 남편에게 전달해서 '내가 니 감정의 쓰레기통이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지. 이 책은 아니라고 한다.

외모를 가꾸는 것뿐 아니라, 상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 응원과 힘을 실어주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다.


제가 가진 매력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의 기쁨과 에너지로 좋은 기분을 안겨 준다든지, 힘든 위기가 닥치면 뒤돌아서서는 한참을 울지언정, "괜찮아, 해낼 수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여유를 보여주어 남편이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했어요. 후줄근하게 입고는 남편이 날 사랑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남편이 나를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어야 해요. 저는 남편한테 언제나 인상적인 아내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이 남자가 나를 보면서 '당신은 참 대단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할까? 그걸 목표로 제 자신을 키워내고 있어요. 외모, 말, 행동 모두요. 남편을 진심으로 위해주고 응원해 준다고 느낄 수 있도록 했어요. 남편도 언젠가는 감동할 거라고 믿었어요. p252


왜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거냐고 의아했다. 뭘 위해서? 화가 나도 참고, 배려있게 말하고, 매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 한쪽의 수고로 유지되는 관계는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제가 남편이라면 그런 배우자가 필요할 것 같았어요. P263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남편이 안 씻어서 냄새나고, 짜증만 내고 불평만 하면 나라도 행복하지 않을 거다. 작가의 말대로 결혼은 힘든 여행이다. 힘든 시기가 닥칠 때 상대를 응원하고 도움을 줘야 하는데,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둘 사이에 견고한 신뢰가 쌓이고, 덩달아 자아의 성장도 발견한다.


남편 덕분에 제 삶의 모양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해졌고, 저도 몰랐던 나의 다른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어요. P269


그리고 나의 모든 성장은 상대의 덕으로 돌린다.

"오늘의 나는 다 남편 덕분이에요" p297


한 가지 더, Loving through action.

사소한 거라도 행동과 표정, 말로 사랑을 보여줄 수 있죠. '고마워'라는 한마디, 손을 잡고 웃어주는 것, 그냥 기쁜 마음이 들 때 안아주는 것. 미안할 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p278

오늘 나는 몸과 마음을 정돈하고 남편을 맞을 것이다.  온몸으로 사랑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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