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비판은 쉽다.

by 인복천재

뭔가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걸 뭐 하러 해?


말투와 표정은 궁금해서 하는 물음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짐작은 현실이 되고, 온갖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응원의 말은 한마디가 없으니, 마음 같아선 쓰레기통을 입 앞에 두고 받아내고 싶다.




2023년 10월, 신규 특강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다년간 일자리일을 하면서 '구직자 떠넘기기'가 수시로 발생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어디는 청년만, 어디는 40세부터, 그게 아니면 여성만 또는 60세부터. 말 그대로 부처별로 각양각색이었다. 하여 연령, 성별로 나누어 관내 일자리기관과 주요 사업을 비롯해 그들이 정말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왔었다. 때마침 나는 주요 일자리기관들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타기관 내부사업에 대해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었고, 강의 경력도 있었으며, 지금 속해 있는 기관이 공익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쥐톨만 한 사명감도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여기며 제안했던 비예산 신규기획안은 좋은 취지라며 단박에 통과되었고, 강의 내용을 구성해야 할 시기가 차츰 다가왔다.




한 직원이 아침에 출근해 인사하는 나를 회의실로 조용히 이끈다.


저는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혼자 아무리 잘났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못하는 거잖아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한참을 더 들어봤는데,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 사람은 이곳에 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차 한잔, 밥 한번 따로 먹어보지 않은 타기관 사람이었다. 아침에 기분 좋게 출근해 인사했다가 졸지에 회의실에서, 그것도 단둘이 나는 훈계를 들었다.

아직 강의 준비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뭔가 그 사람에게 자료를 요구한 적도 없었다. 뒤에서 안 좋은 말을 하고 다니지도 않았고, 내가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냥 인사하고 필요한 이야기 정도만 하는 그런 사이였는데, 그렇게 한 달이 넘어가니 나에게 가르쳐주고 싶어 졌나.

그 자리에서 나는 "저도 협업 중요하게 생각하고,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 돕겠다."라며 마무리 지었지만, 정말 불쾌했다. 가끔 타인에 대한 무례함이 불편하긴 했지만, 나한테까지 올 줄 몰랐다. 아주 하늘을 뚫는다.


미안한 말이지만 난 강의 준비에 그 사람 말처럼 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진 않았다. 이미 같은 분야에 재직해 봐서 사업 내용을 얼추 알고 있었고, 바닥이 좁아 친한 인맥들도 제법 곳곳에 있었다. 그 일은 고맙게도 나의 전의를 불태워 '반드시 해내고 말아야겠다'는 결심에 다다르게 했다. 이 특강은 현재 계속 사업으로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 수백 명이 그 강의를 들었다.




안 그래도 힘든 인생, 대충 좀 잘 살면 안 될까.

있는 것을 비판하기는 쉽다. 그리고 내가 봐 온 비판을 앞서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안 되는 것들을 먼저 생각했다. 되는 것을 생각해도 안될 마당에 안 되는 걸 생각하면 결말은 '안된다'밖에 없는 거 아닌가.

좋지 않은 일들이 그대로 남아 내 시간 안에 쌓이는 것을 꽤 경계하는 편이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법을 생각하고, 당장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일단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서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더 많다.


하다가 끝마무리를 못 지으면 뭐 어때. 그래도 점만큼은 성장해 있겠지.


내 일에 응원을 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다. 그러니 누군가 발목을 잡으려 한다면 용기를 내어 한걸음 내디뎌보는 것도 방법이다. 잘 가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혹시 이와 같은 사람들을 다시 만난다면 꼭 기억하자. 위기를 기회로.



작가의 이전글좌뇌와 우뇌를 모두 활용하는 인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