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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 Kim Jan 17. 2020

평범한 일상의 위대함

그댄 이미 큰 일을 해냈다

다들 오늘 평범한 일상을 보내셨나요?
  그럼 오늘 하루도 큰 일을 해내신 거예요.  
   

혹시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면 꼭 무언가를 해내야만 내가 가치 있는 한인간이라 생각된다면 그대는 그냥 잘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조용히 하루를 잘 보내준 것만으로도 이미 큰일을 해내고 이루어 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인간의 삶은 유기체 같아서 내가 잘 보낸 평범한 하루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내가 하루를 잘 살아감으로써 나와 연관이 있는 모든 이들 역시 그들의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가족 혹은 지인들 중 누군가에게 어떤 불상사가 생겼다고 한다면 그 소식은 그 주변인 모두의 하루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그녀를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당장 달려가야 할 수도 있고, 그 일을 같이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할 수도 있으며, 꼭 직접적인 도움이 못되더라고 깜작 놀라고도 속상한 마음에 평상시 같은 마음 편한 평범한 일상을 보내긴 힘들 것이다.


뉴스만 봐도 하루에 엄청난 기상천외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제 뉴스 중 하나는 중국에서 도로가 갑자기 내려앉아 버스에 타고 있던 수십 명의 승객들이 목숨을 그 자리에서 잃었다고 한다. 그 승객들 모두 평상시와 같은 평범한 하루를 기대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삶과 죽음의 경계라는 건 얇은 실 같다. 운이 조금 좋고 나쁘고에 따라 살기도 죽기도 한다. 그건 인간이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미리 예상을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조금 웃기게 예를 들어보자면 내일 먹어야지 하고 미루었던 주방 찬장 속 짜파게티를 먹어보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는 게 우리의 삶인 것이다.거기에 비하면 우리에게 허락된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감사하고 위대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 언제나처럼 좋아하는 커피를 마음 편하게 마실수 있고 매일 걷는 출근길과 퇴근길을 평상시와 같이 걸어올 수 있었던 건 감사히도 무던히 허락된 나의 하루외에도 나의 가족과 지인들이 모두 평범한 하루를 무사히 잘 보내주었기 때문이며 내가 보낸 어찌 보면 철저히도 아무 일도 없었던 나의 하루는 나와 연관이 있는 모든 이들의 에게도 역시 평온한 하루를 허락해주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존재들이다. 보이지 않는 투명한 끄나풀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있는 그리고 꼭 뭐 대단한 걸 이루지 않았다 해도 이미 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는 그런 소중한 존재들.


오늘도 모두들 평범하고도 위대한 하루를 잘 보내셨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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