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_5
지금은 우리 딸 학부모 상담 기간이다.
휴직인 만큼 대면 상담을 하기로 하였다.
물론 휴직이 아니라도 대면 상담을 할 생각이 있었다.
딸이 일주일 중 집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보니 교실 속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었다. 하지만 처음 대화부터 다른 데는 신경 쓸 수가 없었다.
"1학기 때 보다 2학기 때 더 선생님과 대화를 하기 힘들어하는 느낌입니다. 몇몇 친한 친구들과는 쉬는 시간에 즐겁게 대화를 하지만 수업시간에는 단 한 번도 입을 뗀 적이 없습니다. 수업 시간에 일부러 가장 쉬운 질문을 뽑아서 물어보고, 일부러 '예 아니요'로만 답할 수 있는 단답형 질문만 주는데도 답을 하나도 하지 않습니다. 체육 시간에는 피구를 할 때도 공을 피하거나 잡으려고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합니다. 또 본인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바이올린 수업에는 특히 더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여름 방학 때 바이올린 개인 과외까지 받았었는데..."
"네, 처음에 한두 번은 쫌 적극적으로 하려는 거 같더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니 바로 의욕이 떨어졌는지... 옆에 친구들은 진도를 나가는데, 얘만 진도를 못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송곳처럼 꽂혔다.
"여전히 내성적이고, 수업 참여도가 낮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갔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우리 딸을 너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다녀오면 늘 학교 생활에 대해 물어보는데, 체육시간 얘기를 할 때
"나 오래 살아남았어~ 거의 두세 명 있을 때까지~"라고 해서 공을 던지진 않아도 빠르게 피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반 친구들이 얘가 하도 가만히 있으니까 눈치껏 천천히 공을 던져 맞춘다는 것이다.
하...
선생님과 약 30분 대화를 하고 나서 결론은... 학교에서 더 이상 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들은 충분히 이미 배려를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니...
우리 딸의 마음속에 있는 무엇인가의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내게 할 것인가가 우리 가족의 숙제이다.
때론 강하게도 얘기를 해보았고, 때론 살살 구슬리기도 했고, 때론 하고 싶은데로 하라고 넘어가주기도 했는데 무엇이 답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이런 내 맘도 모르고...
'무한의 계단' 게임하다가 잠든 딸... 그래 일단 연휴 잘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