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NO.1_BoA(2002)
"너무 이쁘다!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너무 잘 춘다!"
"당장 팬클럽 가입해야지! '점핑보아'"
그렇다고 풍선이나 피켓을 들고 가수의 공연장까지 따라다닐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주위 친구들이 빠돌이라고 놀리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 반 남자애들 중 그 당시에 보아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다. 점심시간이나 청소시간이면 늘 보아의 'No.1'이 스피커를 통해 나왔다.
You still my no.1
날 찾지 말아 줘
나의 슬픔 가려줘
저 구름 뒤에 너를 숨겨 빛을 닫아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점심시간에 얘기를 하는 중에
"야, 인터넷에서 보아 전화번호 찾았어~ 한번 전화해 볼래?"
"그걸 믿냐 ㅉㅉㅉ"
나는 헛웃음을 지으면서도 시간도 있으니 친구와 함께 전화를 걸어보기로 하였다.
"봐라 이거 아무도 안 받네."
그리고 다음날도 전화를 한번 더 해보았다.
친구가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가 전화를 받았고, 친구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갑자기 얼음이 된다. 그리고 끊는다.
"이거 진짜 같아... 목소리가 보아 목소리야. 그리고 옆에 음악소리도 엄청 들려..."
그날부터 나와 친구는 긴가민가 하면서 번갈아 가면서 몇 번 더 전화를 하였다.
목소리만 듣고 끊고, 듣고 끊고... 아이들 장난전화 처럼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화기 너머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저 매니저예요~ 누구라고 전해드릴까요?"
그때 더 큰 확신을 갖게 된다.
"이거 찐이구나!"
그때부터는 진심을 담은 응원 문자와 당시에 유료 이모티콘 비슷한 것들을 여러 차례 보냈다.
하루종일 BoA 2집 CD만 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CD를 보관용으로 하나 더 사기도 했다.
하루 종일 심장이 두근두근 대고, 오늘은 어떤 문자를 보낼까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물론 혹시 답장이 오면 어쩌지 하며 걱정과 설렘도 반반.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 1~2주가 지나서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아이코... 받는다. 전화를 받으니 괜히 미안해진다. 그동안 괴롭힌 거 같기도 하고...
"실례가 되는 행동인지 알지만 너무 좋아해서 계속 문자를 했어요. 목소리 한 번 더 듣고 싶어서 전화를 했고, 혹시 원하지 않으시면 연락 더 안 할게요ㅠ 너무너무 죄송해요."
"안녕하세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해요. 그리고 저 보아 아니에요. 친구들이 이때까지 장난친 거예요~"
"아 정말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제가 죄송해요~ 미리 말씀 안 드려서"
그런데 이 목소리, 말투, 화법 모든 게 너무 좋았다.
연락하지 마라고 화를 낼 법도 한데...
친구들 장난이라며 오히려 죄송하다는 말투로 얘기를 하는 이 친구가 너무 좋아 보였다.
"혹시 그럼 계속 연락해도 될까요?"
나 혼자 연예인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그 아이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연예인이 아니었다.
얼굴도 한번 본 적 없는 그 친구에게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의 No.1이 바뀌는 순간이다.
No.1_B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