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어린 사랑_SG워너비(2004)
그 아이가 사는 곳은 우리 집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다. 수업 시간이 많이 겹쳐서 등교 시간이 같았던 우리는 늘 지하철 제일 끝 칸에서 마주쳤다. 2~3번 마주치고 나서는 함께 등교하자며 아예 같은 시간 지하철을 맞춰 타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점 가까워졌다.
약 200일 정도 연애를 하고 헤어지게 되는데 지금 그녀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등교 시간 및 수업시간은 그 아이와 함께 하지만, 그녀는 수업 후 바로 아르바이트를 갔고, 난 학교에 남아서 매일마다 동아리 생활을 하였다. 연습이 8시쯤 끝나고 나면 난 동아리 사람들 혹은 그 시간까지 놀고 있는 학과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기억 1]
가끔 주말에 퇴근 시간에 맞춰 그녀가 일하는 맥도널드로 향한다. 그녀의 집으로 걸어가는 길 딱 중간에 놀이터가 하나 있다. 그곳에서 우린 서로 기대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며 미소를 지었다.
[기억 2]
아르바이트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꼭 나와 통화를 했는데 늘 갑자기 끊긴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다른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따라와서 유혹하는 거 아닐까?'
그때마다 그녀의 집으로 급히 뛰어가곤 했다. 그녀의 집 골목길까지 뛰어가느라 뜯어진 쪼리가 2개다.
매 번 대문 앞에서 열쇠구멍을 찾지 못하고 벽에 기대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다행히 여름이고 골목이라 시원하긴 했을 듯하다.
[기억 3]
나의 첫 키스 상대였다.
그녀는 처음이 아니었다.
잘 가르쳐 주었다. 정말로 잘 가르쳐 주었다. 이렇게 해야 해. 저렇게 해야 해.
덕분에 그 이후에 난 많은 칭찬을 받게 된다.
[기억 4]
큰 싸움은 없었지만 소소한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녀가 아르바이트 가지 않는 날은 유일하게 나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인데 난 동아리 활동을 위해 늘 학교에 남는다. 주말에 그녀는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리고 난 심심하다.
"오늘은 연습 안 가면 안 돼?"
"안 가면 큰일 나. 무조건 가야 해. 주말에 알바 안 할 때 데이트 하자."
"나 이번 주 주말에 시간 다 비워 놨어."
"나 알바 가야 해"
그땐 아직 어렸나 봐
투정 부리는 널 한 번도 받아주지 못하고
못되게도 매번
나만을 이해해 주기를 바랬지
그때는 아직 어렸나 봐
네 맘도 모르고 내 힘든 얘기만 했던 거야
정말 어려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마음이 떠나는 중이었던 걸까?
서로의 작은 투정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만 만나자."
지금 생각해 보면 그녀는 참 철이 든 친구인 거 같다.
20살의 나이에 본인도 얼마나 놀고 싶었을까?
매일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서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동생들을 돌보느라 바빴다.
철이 없는 나는 내 시간 될 때 못 본다고 입이 튀어나왔다.
어린 사랑_SG워너비(SG Wanna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