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지 마 절대 내 사랑은 거짓이 아냐

21.Girl Girl_도끼(Dok2)

by 얌전한개

대학교 1, 2학년 때 학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죄로 3학년을 시작하자마자 학업 스트레스가 꽤 컸다.

어떻게든 학점 평균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지방대 출신이라 취직하기도 어렵기에 남들보다 더 노력을 해야 했다.


하지만 왜 심장은 늘 머리를 따르지 않는 것인가. 또 어떤 누군가에게 마음이 간다. 막 좋아한다기보다는 이쁘니까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 그 정도였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그 아이와 늘 붙어 다니는 다른 여자 후배와 과제를 함께 하며 친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 후배에게 그 친구에 대해서 많이 물었다.


하지만 대화를 하면 할수록 이 후배와 내가 결이 꽤 맞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둘 다 힙합을 좋아해서 음악적 취향이 같았다. 보통 사람들은 모를 만한 언더그라운드 음악도 아는 이성을 만나게 되다니. 참 신기했다.


그 친구가 사는 곳은 우리 집을 지나서 30분 정도 더 가야 하는 곳이었다. 가끔씩 하굣길에 우연히 만나게 되면 내가 사는 동네에 같이 내려서 칼국수, 밀면, 족발 등 동네맛집 투어를 한 후 집에 데려다주곤 했다. 다행히 집에는 부모님의 차가 있으니 저녁에는 지하철을 탈 필요가 없었다.


만남 초반에 우리의 대화 주제는 늘 나의 연애 고민이었다.


"걔는 나 같은 애를 좋아하려나?"

"언제 같이 술 한잔 하자고 쫌 해 봐~"

"나 고백해봐도 될까?"

.

.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완전히 사라졌고, 나의 관심은 온통 이 후배에게 향했다. 장난기 많고 쌍꺼풀 없는 눈을 보며 헤벌레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단, 마음은 그런데 내 마음을 전달할 수가 없었다. 다리 쫌 놔달라고 부탁하다가 갑자기 네가 좋다고 하면 그게 진심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보통 고백을 할 때 남자도 직감이 있다. 머릿속으로 고백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예상 답변이 긍정적일 확률이 꽤 높을 때만 고백을 한다. 이때까지 늘 그랬다. 하지만 이 친구는 정말 정확히 반반! 50% 였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이렇게 답변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


"아니, 오빠! 얼마 전까지 그 언니 좋다고 하더니, 나한테 고백한다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그래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준비물 1. 그녀가 좋아할 만한 추천 노래. (고백 song)

2. 그녀가 좋아하는 간식.

3. 어머니 차키.

4. 뒷좌석 아래에 숨겨 놓은 꽃다발.

5. 그녀의 좌석 옆에 숨겨 둔 최대한 정성스럽게 쓴 진심을 담은 여러 장의 편지.



아무렇지 않은 척 수다를 떨다가 그녀의 집 앞에서 헤어지기 바로 직전에 말한다.


"너 자리 옆에 보면 봉투 하나 있거든 그거 쫌 꺼내줄래?"

"응 여기~"

"그거 편지거든? 그거 니 거야"


이게 뭐지? 하는 눈으로 그 편지를 다 읽어 갈 때쯤, 자연스럽게 노래를 틀었다.


"그리고 이 노래가 딱 내 맘이야."


오늘따라 더 예뻐 보이는 듯해
더 가까이 내 옆으로 와
내 몸은 자동적으로 이끌려
네 곁으로 가
너와 함께라서 더 아름다운
오늘의 이 밤



늘 웃으며 주변 사람들의 기분을 맞춰주고 털털한 척 하지만 마음은 연약한 이 아이를 오랫동안 지켜주고 싶었다. 조금 돌아와서 미안해. 바로 왔어야 했는데.


Girl Girl_도끼(Do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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