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회복시킨 문장들의 시작
나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쓴것은 아니다.
단 한 권, 나의 이야기를 남기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글들은 결국,
나를 회복시키는 문장이 되었다.
나는 IT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증권사, 은행, 다시 증권사.
한 번도 쉬운 길은 없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나를 새로 만들었다.
전공도 업무도 맞지 않았던 커리어 전환이었지만,
모두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익숙한 세계에
나는 언제나 낯선 존재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익숙해지는 법을 배워야 했다.
물밑에서는 백조처럼,
겉으로는 우아한 전문 인력처럼 보였겠지만
나는 늘 조용히, 끊임없이, 견디고 배웠다.
그게 나의 25년 커리어였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평생에 책 한 권은 써야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저 아무도 읽지 않더라도,
내 이야기 한 권쯤은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싶었다.
그게 내 삶을 정리하는 방식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번의 퇴사와 이직이 그 기록의 기폭제가 되었다.
‘퇴사’라는 말은 늘 조금 슬프다.
하지만 그건 내가 나를 회복하기 위해 처음으로 내린 행동이었다.
지인들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나는 공식적인 언어로,
누군가에게 ‘기록되는 나’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인사부에 정식으로 레터를 남기고자 했고,
그 글을 쓰고, 고치고, 다시 쓰는 한 달이 시작되었다.
그러는 사이,
내 머릿속은 멈추지 않았다.
묻지도 않았는데 대답하는 챗GPT처럼 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샤워하다가도, 운전하다가도 문장이 떠올랐고
잊어버리기 전에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문장이 나왔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고통속에서 창의성이 분출된다는거 이런건가...
그리고 그게, 글쓰기의 시작이되었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책을 쓴 게 아니다.
나의 삶을 증명하고 싶어서 쓴 것이다.
내가 무너진 그 자리를
이제는 나를 회복시킨 언어로 다시 채우고 싶었다.
이 책은 내가 걸어온 커리어의 총정리이자,
한 사람으로서 존엄을 지켜낸 시간의 기록이다.
나는 아직 커리어의 종착점에 도달한 사람이 아니다.
인터뷰 기사에 나오는 본부장도 아니고, 사장도 아니다.
누군가가 ‘성공’이라 부를 자리에 서 있진 않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여정이 좋다.
열심히 달려가는 이 과정 자체가,
내게는 충분한 가치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오늘도 나답게, 그리고 잘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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