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의 날개옷과 아이들

우리를 날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들

by Jay
세 아이들과 선녀(Gemini, 2026, prompted by Jay)

아이들을 품에 안고 동화를 읽어준다.

날개옷을 훔친 나무꾼은

나쁜 사람임을 잊지 않고 일러주며,

아이가 둘일 때 나무꾼이 날개옷을 보여주는 바람에

하늘로 날아가버린 선녀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아이가 셋이면 하늘로 못가?"


그거야 선녀의 팔이 두 개니까,라고 대답하려다가

너무 무심한 응대인 것 같아 다시 말을 골라본다.


"응, 아이들은 너무 소중한 존재라

놓고 갈 수 없는데, 아이가 셋이면

두 팔로 다 안을 수가 없어서 그런 거야."


"그럼 나무꾼은 놓고 가도 돼?"


하늘로 날아간 선녀를 향해 팔을 뻗으며

엉엉 울고 있는 나무꾼의 그림을 보던 아이의 의문에

어색한 미소를 지어본다.


나무꾼이 애당초 죄 없는 선녀의 옷을 훔치고

이 혼인사기극을 펼친 범죄자이며,

사슴은 나무꾼의 소원을

그런 방식으로 들어줬으면 안 됐다는

독설을 뱉을 순 없으니 말이다.





선녀에게 아이가 셋이었다면 어땠을까?

선녀는 날개옷을 보고도 하늘로 돌아가지 못했을까?


잘못된 길을 선택한 것 같은 기분은

늪처럼 거대해지고,

일상에 질식할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힌 요즘,

나는 매일 날개옷을 발견할 길이 없나

주위를 두리번댄다.


직업을 잘못 골랐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품에 안기는 두 아이의 무게를 버텨가며

날아갈 멋진 날개옷을 찾지 못해

그저 그런 삶을 살고 있다는 좌절에 빠진다.


선녀에게 아이가 셋이었다면,

날개옷을 뒤늦게 발견했을 때

선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상을 하늘처럼 여기며 스스로의 마음을 바로잡으려

무던히도 채찍질을 했으리라.

지금의 내 삶도 그와 다를 바 없다.

내가 꿈꾼 길은 이 길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가정을 이룬 뒤에,

이미 먹여 살릴 아이가 둘이나 있는 판국에

이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매일의 일상을 지금의 자리에서

더 낫게 만드는 수밖에 없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거치면서

이곳이 하늘과 다를 바 없다고

스스로를 계속해서 다잡는다.

지상에 남은 선녀(Gemini, 2026, prompted by Jay)


그 노력이 현실 인식인지,

긍정적 사고인지, 자기기만인지는

이름을 붙이기 나름이다.

도망친 곳에는 천국이 없으니,

어쩌면, 내가 꿈꾸는 날개옷을 입고 날아가 본다 한들

그곳이 아름다운 하늘나라가 아닐 수도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갯짓조차 할 수 없는 순간에는

닿을 수 없는 고도를 꿈꾸는 어떤 이처럼

먼 하늘을 무한히 동경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 하루를 차곡차곡 포개어가고 있다.


어쩌면 당신에게 새로운 날개옷이 주어지거나,

아니면 우리가 딛은 이 곳이 실은 하늘임을

스스로 깨닫는 행운이 찾아오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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