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llymom Oct 29. 2022

릴리맘의 외국에서 한 달 살기.

한 달 살기 동안의 릴리와 릴리맘(2)

8. 릴리맘의 외국에서 한 달 살기.

     

외국에서 한 달 살기가 좋은 이유 중에 하나를 꼽자면 내가 외국인이 된다는 것이다.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외국인이 된다는 것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조금 실수해도 왠지 괜찮을 것 같고, 모르는 건 당연한 것 같고, 한 달 정도의 이런 기분이 나는 좋다. 그리고 한류 문화의 영향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무척 호의적이다. 그 호의를 받는 기분도 참 좋다.     


릴리가 어학원이나 학교로 등교를 하고 나면 오롯이 나의 시간이다. 처음에는 좀 심심하기도 했고, 뭘 해야 할지 모르기도 했다. 하지만 배울 것도 혼자 갈 수 있는 곳도 참 많다. 스마트 폰의 관련 어플만 찾아봐도 현지의 여행사만 가 보아도 요리 교실, 요가 교실, 가죽공예 등 다양한 일일 수업을 찾을 수 있다. 또 동남아시아는 마사지가 저렴하다. 유명한 곳을 검색해서 찾아 다니며 마사지를 받는 것도 동남아시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호텔 야외수영장의 선베드에 누워, 누구의 방해도 없이 책을 읽는 것도 너무 좋다. 특히 저렴한 물가 덕에 부담 없이 룸서비스를 수영장으로 시켜서 먹을 때 나는 더 행복해진다. 한국에서는 이 금액으로 이렇게 못하는데 생각하면서 말이다.      


가끔은 한 달 살기를 와서 만나게 된 한국 엄마와 점심을 같이 하기도 한다. 교육관이 비슷하기에 말도 잘 통한다. 여러 나라의 엄마들이 함께 할 때도 있는데 서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이 또한 신기하게도 말이 잘 통한다. 이런 날에는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함께 하고는 한다. 할 말이 많은 것은 전 세계 엄마들의 공통점인가 보다.     


외국으로 한 달 살기를 가면 엄마는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심심하지 않다고 확답을 할 수는 없다. 본인 하기 나름이니까. 호텔 방에서 아이가 오기만을 기다린다면 심심한 한 달 살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애를 쓰라는 말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좀 불편하다면 내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혼자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나도 솔직히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늘 바쁜 한국의 생활에서 벗어나 혼자 있는 약간의 심심함을 이젠 즐기는 것 같다.  

이전 08화 릴리의 외국에서 한 달 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